국회서 관련 토론회 개최
인천공항 등 전국 공항 인력 부족 ‘심각’
인력 충원해도 저임금 등으로 퇴사율 높아
국토부 “항공안전혁신대책 수립 추진”
“언제든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등 전국 공항에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전국공항노동조합 등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재발방지 및 공항 인력충원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송주영 사회공공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엄흥택 전국공항노조위원장과 정안석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 등이 공항 인력 부족 실태에 대한 발제를 맡았다.
참석자들은 특히 무한 제주항공 사고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방지 업무를 맡는 자회사 인력 부족을 강하게 지적했다.
남우근 소장은 “인청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와 3개 자회사는 현재 정원 대비 현원 충원율이 91~96% 수준”이라며 “규정상 2인 1조 근무를 해야 하는 위험작업과 조류 퇴치 작업은 인력이 부족해 노동자들이 휴식 없이 대체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무안공항을 포함한 울산, 양양, 여수, 사천, 포항경주, 원주 등 7개 공항은 야간·주말에는 조류 퇴치 인력이 1명만 근무하는 경우가 있었다. 국토부는 이달 중 총 40명을 추가로 채용해 전담 인력을 19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항공기 이착륙 등 승객·공항 노동자의 안전과 직결된 업무도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어 사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흥택 위원장은 “한국공항공사는 매년 동절기나 하절기에 인력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편법으로 근로시간특례 합의(주 52시간 근로시간 초과근무)를 강요하고 있다”며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필수적인 활주로 정비, 제설작업, 제초작업과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노동자들은 항상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채용하더라도 상당수가 더 나은 급여와 근로조건을 찾아 이직하는 상황”며 “지속적인 인력 유출은 전문 인력 양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4단계 확장공사가 완료된 인천국제공항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안석 지부장은 “제2여객터미널은 출국심사와 보안검색, 수하물 처리 인력이 부족해 극심한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대제 근무를 마친 지칠대로 지친 자회사 노동자들은 휴식 없이 다시 현장에 재투입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언제든 대형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신윤근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 과장은 “항공강국에 걸맞지 않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안전 관련한 부문은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4월 말까지 항공안전혁신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