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강 앞두고 있지만 수업 불참
독려 말고는 방법 없어 ‘고군분투’
작년 사직 전공의들 절반 재취업

“학교는 학생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대 관계자는 의정 갈등으로 1년째 파행을 겪으며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의대 수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놓고 의료계가 1년째 반발을 이어가면서 의대생들이 학교 수업에 불참하는 등 의대 수업이 파행을 겪으면서 경인지역 의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아주대 의대의 경우 오는 3월 4일 2025학년도 1학기를 개강한다.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2천명 증원을 발표하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의료계의 반발이 시작됐다. 의대 학부생들도 이에 대한 반발로 학교 수업을 거부했다. 아주대도 지난해 일부 고학년 학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으로 기존 40명의 신입생을 뽑던 아주대는 2025학년도에 110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에 나오지 않았던 학생들이 이번 학기에 복귀하게 된다면 한꺼번에 많은 학생이 몰려 수업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학교 측은 답답한 상황이다. 결국 학생 스스로가 학교 복귀를 결정해야 해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아주대 관계자는 “의대 차원에서 학생들의 학교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 소재 자연과학캠퍼스에 의대를 둔 성균관대도 아주대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4일 개강한다. 성균관대 역시 지난해 제대로 된 의대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도록) 독려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인천 지역 의대들도 학생들을 학교로 복귀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인하대 의대 관계자는 “학생 대표를 통해 학교로 돌아오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개별 학교에서 학생들을 설득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현재로선 많은 학생들이 학교 복귀를 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사직한 전공의들 중 절반 이상은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천222명 가운데 지난달 기준 5천176명(56.1%)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했으며 재취업자 중 3천23명은 의원급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중 서울(998명)·경기(827명)·인천(205명) 등 3분의 2 가량이 수도권 의원에 재취업했다.
/김형욱·정선아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