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추진 조례 폐지 준비

철새 도래지 위험성 등 지적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5.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5.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경기국제공항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1월8일자 1면 보도)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경기도의회에서 경기국제공항 추진을 위한 조례를 폐지하는 움직임이 일어서다. 조례가 실제로 폐지될지는 미지수지만, 잇딴 선거 국면에서 갑론을박이 거세질 경기국제공항 문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이슈추적] 경기국제공항 사업 걸림돌이 된 ‘철새도래지’

[이슈추적] 경기국제공항 사업 걸림돌이 된 ‘철새도래지’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국제공항의 유력 후보지인 화성호의 경우 무안공항 인근의 2배에 육박하는 철새 개체수뿐 아니라 주요 이동경로에 걸치며, 공항 후보지로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신공항에 대한 관련 규정
https://www.kyeongin.com/article/1725423

도의회는 18일 ‘경기도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폐지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2023년 제정된 해당 조례는 경기도에 국제공항을 유치하고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조례 폐지를 추진하는 유호준(민·남양주6) 도의원은 이유 중 하나로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경제·사회적 환경변화 등을 거론했다.

유 의원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경기국제공항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게 사실이다. 특히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철새 도래지라 사고가 난 공항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입법예고 과정에서 공항 건설 지속 추진에 대한 의견을 두루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이 지적되면서 경기도 안팎에선 경기국제공항 추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정부가 신공항에 대한 관련 규정 강화를 공언한 가운데,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거론돼온 화성호 등이 철새들의 주요 이동 경로여서 공항 후보지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지역 안팎에서 거세진데 따른 것이다.

당장 지난달 화성지역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같은 이유로 화성호를 후보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직 입법예고 단계일 뿐 폐지안이 발의된 것은 아니다. 도의회 회의규칙상 안건 발의엔 의원 1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과연 실제로 발의될지, 발의된다고 해도 도의회에서 가결돼 폐지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도·도의회 모두 신중한 입장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경기국제공항 문제 자체가 찬반 양론이 거세, 만약 발의가 된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기정·한규준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