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하늘도시 인근 공원서 발견

사람 왕래 늘어 산란때까지 통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수리부엉이가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의 한 아파트 창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당 개체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인근 공원에 서식하고 있어 공존할 수 있는 보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2025.2.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수리부엉이가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의 한 아파트 창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당 개체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인근 공원에 서식하고 있어 공존할 수 있는 보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2025.2.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가 지역 주민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오전 인천 중구 중산동 내 박석공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평일 낮 시간대지만 공원에 산책을 즐기러 나온 주민이 다수 보였다. 영종하늘도시에 있는 이 공원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반경 1㎞ 내 거주 인구만 1만세대를 훌쩍 넘는다. 그만큼 사람의 발길이 많은 공원이지만, 의외로 2급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324-2호로 지정된 수리부엉이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공원에는 ‘쉿! 수리부엉이를 지켜주세요!’ ‘수리부엉이 쉼터’ 등의 표지가 있다.

수리부엉이가 박석공원에 첫 둥지를 튼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지난 2019년 인근 아파트 입주 당시에도 수리부엉이를 봤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이 나온다. 영종하늘도시 주민 커뮤니티에서도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아파트 창틀에 수리부엉이가 앉아 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수리부엉이가 서식하는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박석공원. 해당 개체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인근 공원에 서식하고 있어 공존할 수 있는 보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2025.2.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수리부엉이가 서식하는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박석공원. 해당 개체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인근 공원에 서식하고 있어 공존할 수 있는 보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2025.2.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박석공원 주변 아파트단지 준공과 입주가 이어지고 공원에 사람들의 왕래가 늘면서 수리부엉이 서식지 보호 대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맨발 걷기’가 유행하며 지정된 산책로가 아닌 샛길로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다. 수리부엉이 서식지 아래에도 반반한 흙길이 생기며 통행량이 늘었다. 소음에 민감한 수리부엉이가 둥지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앞으로 서식지 인근 아파트 입주가 계속되고 공원 내 사람들의 왕래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수리부엉이가 지금처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수리부엉이 서식지 인근에 낮은 울타리와 현수막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1.5m 정도의 펜스를 치려고 했지만 11월부터 번식 준비에 들어가 3월까지 산란하는 수리부엉이의 특성을 고려해 구조물 설치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임시로 나무 기둥에 노끈을 묶어 사람 통행을 제한할 예정”이라며 “산란기가 끝난 후 국가유산청과 함께 구체적 보호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문가 서면 검토 결과 새끼가 태어났다고 가정할 때 이소(둥지를 떠나는 과정)까지 주변 인위적 행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며 “다음 번식철이 오기 전 현장 답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