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애틋한 추억 노래에 담아… 해외공연도 하고파”

1990년대 대중가요를 말할 때 김광진(61·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음반 발매 당시 100만장 이상 판매된 ‘마법의 성’, 뒤늦게 빛을 발한 ‘편지’ ‘여우야’ ‘동경소녀’ 등은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는 음악이다.

김광진에게 인천은 애틋한 도시다. 자신이 나고 자란 동구 배다리에 대한 노래를 2017년에 만들었을 정도다. 2008년 마지막 개인 앨범 이후 꽤 오랫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신곡을 발매하지 않았던 그가 침묵을 깨고 낸 노래가 ‘배다리’라는 점이 뜻깊다.

‘태어나 자란 동네 배가 들어왔던 다리래/ 배도 다리도 이제는 없지 예쁜 이름만 거리에 남아’.

김광진의 ‘배다리’에는 1970~1980년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헌책방에서 낙서 없는 교과서를 찾던 추억이 묘사돼 있다. 같은 동구 출신인 아내 허승경씨가 가사를 썼다.

“배다리는 추억이 많은 공간입니다. 등교하려면 매일 배다리를 지났어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인데 지금은 소외된 구도심이 됐어요. 배다리를 추억하는 사람들한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래입니다. ”

김광진이 음악에 재능을 보인 것은 송도중 재학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1970~1980년대 팝가수들의 음악에 매료된 이후부터다. LP로 좋아하는 팝가수의 음악을 듣고, 악보집을 사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악보가 없는 곡은 스스로 악보를 제작했을 정도로 팝뮤직에 빠졌다. 배리 매닐로우(Barry Manilow), 엘튼 존(Elton John), 빌리 조엘(Billy Joel) 등이 그에게는 스승이었던 셈이다.

김광진의 노래는 후배 가수들의 ‘선택’으로 꾸준히 재조명된다. 젊은 세대가 즐겨 듣는 음악으로 생명력을 이어간다. 세대 구분 없이 대중이 사랑하는 뮤지션이 됐다. 올해부터 해외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1990년대 한국의 음악인으로서 한국의 음악을 해외에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