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교육청, 年 2회 정기발령 반영

되레 부담 느낀 교사가 떠나기도

2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은 학교의 갑질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책임있는 조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2025.2.20 /전교조 경기지부 제공
2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은 학교의 갑질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책임있는 조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2025.2.20 /전교조 경기지부 제공

경기도 내 교원들이 갑질·괴롭힘으로 학교장을 신고해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인사 조치가 늦어져 신학기를 함께 보내야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징계와 인사 결정이 별도로 이뤄지는 데다 인사 조치 결정이 나와도 정기인사에 반영되기 때문인데, 교원들은 뒤늦은 조치로 불이익을 걱정하는 교사들이 오히려 학교를 떠나고 있다고 토로한다.

2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신문고 등으로 학교장의 갑질·괴롭힘 신고를 접수하면 관할 지역교육지원청이 감사에 착수한다. 이후 혐의가 인정되면 경기도교육청 징계위원회로 회부되고, 별개로 인사위원회에서 인사 조치가 내려진다.

문제는 파면·해임 등의 ‘배제 징계’가 나오지 않는 한 인사 조치는 3·9월 정기 인사 발령 시기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장의 갑질·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같은 학교에서 업무를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신고 이후 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감내해 온 교사들이 또다시 정기발령 인사 시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학내 교사 38명(70%가량)의 갑질·괴롭힘 신고를 받은 동두천의 A고교 학교장 역시 최근 징계위까지 회부됐음에도 인사 조치가 내려지면 9월 발령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해당 고교 교사 B씨는 “징계위까지 열렸지만 다시 학교에서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교사 대부분이 신고한 이례적인 상황임에도 분리 조치가 안 되면 누가 용기를 내 갑질 신고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인사 조치가 늦어지면서 부담을 느끼는 교사들이 떠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평택의 한 공립 단설유치원에서는 교원 10여명이 지난해 7월 원장을 ‘갑질’로 신고 한 뒤 ‘일부가 사실로 확인돼 관련자를 처분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음에도, 결국 교사 2명이 전보를 신청해 스스로 학교를 옮겼다.

해당 유치원 교사 C씨는 “혐의가 인정되면서 원장이 학교를 이동하겠다고 말했지만, 돌연 전보를 취소해 새 학기를 같이 맞게 됐다”며 “신고에 나선 교사에게 기피 반과 업무를 줄 게 뻔하고, 어떻게 괴롭힐지도 눈에 선하니 교사들 사이에서도 괜히 신고했다는 무력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은 학교의 갑질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책임 있는 조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