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신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4.12.10 /연합뉴스
박선영 신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4.12.10 /연합뉴스

과거사에 대한 진실을 밝혀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의 활동 시한이 올해 11월에 종료되면서 경기도내 과거사 진실도 묻힐 가능성이 커져 조사 기간 연장 필요성이 제기된다.

23일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진실화해위는 오는 5월 26일에 조사 기간이 만료되며 이후 6개월 후인 11월 26일에 활동이 종료된다.

진실화해위는 독립적인 조사 기관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근거해 활동한다. 항일독립운동을 비롯해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일어났던 인권침해 등 과거 벌어졌던 가슴 아픈 역사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일을 한다.

현재 국회에 의원 입법을 통해 진실화해위의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진실화해위의 사건처리율은 74.9%(1만5천651건)로 25.1%(5천232건)의 사건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진실화해위의 조사 기간이 연장되지 못한다면 과거사 진실이 미궁속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8월 8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공동묘역에서 열린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착수를 위한 개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4.8.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해 8월 8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공동묘역에서 열린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착수를 위한 개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4.8.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의 아픈 과거사인 ‘선감학원’ 사건도 진실화해위에서 인권침해 사건으로 결론 나며 피해자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리게 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3월 26일 열린 제75차 위원회에서 선감학원 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아동·청소년 수용시설인 선감학원은 1942년 일제가 설립했으며 1946년 2월 경기도가 운영·관리권을 이관받고 36년간 운영하다 1982년 9월 폐원했다. 이곳에서는 40여 년간 아동인권 침해가 지속해 발생하며 수용자들이 고통을 겪어야했다.

이처럼 진실화해위가 없었다면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는 치유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셈이다.

최근에도 진실화해위를 통한 도내 과거사의 진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11일 열린 제97차 위원회를 통해 김포시에서 있었던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진실화해위의 조사 결과 지난 1950년 9월 28일 한국전쟁에서 서울을 탈환한 후부터 10월까지 당시 김포군 검단면, 김포면, 양촌면, 월곶면 거주 민간인 18명이 좌익혐의 및 부역 혐의로 희생된 사실이 확인됐다. 김포 경찰과 경찰의 지휘를 받는 치안대가 저지른 일이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희생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 및 명예 회복 조치와 위령사업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아직도 처리하지 못한 사건들이 많이 남아 있어 (조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