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이 시작하자마자 글로벌 경제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어 인천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관세 전쟁’은 이제 인천 기업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산 제품 공세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다음달부터 고율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 가운데 인천지역 수출 1~3위 산업인 반도체와 의약품, 자동차에도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경우에는 철수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우리나라를 떠나게 되면 이곳에 부품을 납품하는 인천지역 중소업체들의 피해가 이어지게 된다.
반도체나 바이오·제약 업계도 미국 동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인천지역 기업들의 가장 큰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관세 갈등이 깊어지면서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물동량 감소는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연관 기업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글로벌 관세 전쟁에 인천 경제에 먹구름이 커지고 있지만, 좋은 소식도 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로 한한령이 시작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오지 않게 됨에 따라 인천 관광업계는 큰 피해를 당했다.
특히 크루즈는 2014아시안게임 개최를 전후해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하면서 2013년 95척, 2014년 92척, 2015년 53척, 2016년 62척의 크루즈가 기항했다. 이 시기에는 중국에서 크루즈를 타고 인천과 부산, 제주 등을 잇따라 기항하는 동북아 크루즈가 많았지만 한한령 이후 중국발 크루즈가 중단되면서 2017년 17척, 2018년 10척, 2019년 10척의 크루즈만 인천을 찾았다.
이미 플라이&크루즈(항공연계 크루즈) 등 모항(母港) 크루즈를 유치하며 실적을 회복한 인천항의 입장에서 중국발 크루즈가 운항이 재개되면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계도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한한령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유럽과 미국 등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K-콘텐츠와 K-POP 인기가 높아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중국으로 수출이 다시 이뤄지면 뷰티업계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특성에 따라 대외적인 여건이 요동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글로벌 여건에 따라 인천 기업들은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다. 기업들은 새로운 경제여건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알맞은 방안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나 인천상공회의소가 기업들이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온 만큼, 이 시기를 극복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인천시와 인천상공회의소의 역할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