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해제 가시화 재도약 기회

中 관광객 다른나라보다 구매력 커

뷰티·여행·면세업계 수혜 기대감

인천관광公, 다양한 교류행사 준비

500여개 화장품 업체들이 위치한 남동산업단지. /경인일보DB
500여개 화장품 업체들이 위치한 남동산업단지. /경인일보DB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가 가시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큰 인천지역 화장품 제조업, 면세점, 카지노, 크루즈를 포함한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관련 기업들은 한한령 해제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인 2017년 한국 문화·상품 등에 보복 조치인 한한령을 시행했다. 당시 인천의 가장 큰 무역시장이었던 대(對)중국 수출 제한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 유입 급감으로 호텔·여행·면세점 업계가 위축돼 지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지역 경제계는 8년 만의 한한령 해제가 중국 시장에서의 재도약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뷰티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화장품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인천에는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약 500개의 화장품 제조업체가 모여 있다.

인천에 본사를 둔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한한령 이후 유럽 등 신규 시장으로 판로를 넓혀 생존 방안을 찾았지만, ‘큰손’인 중국의 구매력을 따라잡을 나라가 없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과거에는 고가의 대기업 제품에 집중했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가성비 제품 중심으로 눈을 돌렸다. 중소기업이 많은 인천 화장품 업계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크루즈 업계도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항에는 2016년 62척의 크루즈가 입항했지만, 한한령 이후 중국발 크루즈 기항이 무더기로 취소돼 한동안 10여 척만 인천에 들렀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과 가장 가까운 중국발 크루즈 운항이 재개되면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크루즈 산업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예전처럼 다시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면세업계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구매력이 높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23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국인 1명당 면세점 평균 구매액은 26만7천822원으로 한국인(19만1천405원), 일본인(16만1천503원)보다 크게 높았다.

인천관광공사는 최근 중국 현지 업계·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단체관광객 유치 방안 등을 논의하며 한한령 해제 특수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해외마케팅팀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한한령이 해제될 것으로 보고 다양한 관광·문화 교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최대한 인천에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관광상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엽·박현주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