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청년 등 이슈 간담회
내달 인천 예정… 배경에 쏠린눈
이례적 만남에 “확대 해석 경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위기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주부터 경기도 원외당협위원장과 연쇄 회동을 이어가고 있어 대권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 경기지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권 원내대표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3월 초 인천 지역으로 회동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경인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고양시 덕양구 모처에서 경기북부지역 당협위원장 20여명과 회동을 하고 최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빚어진 탄핵정국과 향후 당 사정 등을 놓고 1시간 40분가량 의견을 교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권 원내대표는 “원외에서 고생하는 당협위원장들을 격려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어려운 현실을 잘 극복해 우리가 힘을 합하면 안되는게 있겠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20여명의 당협위원장들은 돌아가면서 반도체특별법과 인공지능(AI), 청년 등 사회 이슈와 각자 지역현안에 대해 관심을 표했고, 권 원내대표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간담회를 이어갔다.
이날 현장에는 이동환 고양시장이 잠시 모습을 보였고, 권 원내대표와 함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과 도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장에는 이따금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권 원내대표는 간담회 종료 후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저녁 식사 자리로 이동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에도 경기 남부권 당협위원장 13명과 간담회를 갖고 만찬을 가졌다. 수원시 소재 경기도당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권 원내대표는 “참모의 권유로 경기도 당협위원장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고, 경기도는 범위가 커 남부권과 북부권으로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3월 초에도 인천지역 원외당협위원장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런 모임에 대해 권 원내대표 측은 일단 대권 행보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 측근은 “대선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지금 정국이 많이 힘들고, 고생하는 당협위원장들에게 격려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출신 당협위원장들로부터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당대표격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관리하는 소관 업무인데, 원내대표가 지역당협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의식한 듯, 원내대표실은 당 비대위원장실과 사전 협의 하에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당협위원장은 권 원내대표의 행보에 대해 “여러 가지 복안을 가지고 움직이는 게 아니겠느냐”며 “5선 중진에 원내대표를 하고 있는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여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범여권 대권주자는 최대 1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권 원내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종·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