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빨간 넥타이 발언’ 지적

범 민주당 개헌세력과 뜻 모아

유정복 인천시장이 개헌에 소극적인 이재명 대표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유정복 인천시장이 개헌에 소극적인 이재명 대표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지방분권 개헌’을 주창하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개헌 논의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유 시장은 지방분권 개헌론을 매개로 여야 인사들과 접점을 찾아 나가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유 시장은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는 ‘개헌 논의는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이 좋아할 일이라 안 된다’는 발언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폄하했다”며 “이는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는 오직 권력 쟁취에만 몰두한 정치인의 발언”이라고 했다. 앞서 19일 이 대표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한 ‘빨간 넥타이 발언’에 대한 비판이다. 당시 토론에서 이 대표는 ‘사이코’ ‘범죄집단’ 등의 표현으로 국민의힘 등 세력을 비판했는데 이를 두고 유 시장은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모독하는 정치인은 대선 후보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등 날 선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유 시장이 범민주당 내 ‘개헌 세력’을 아우르며 이 대표와 각을 세운 점에 있다. 유 시장은 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우원식 국회의장,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을 만나 개헌의 뜻을 모으고 있다. 또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접촉해 개헌론의 불을 지피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내달 7일 국회에서 열리는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에는 우원식 의장, 정대철 헌정회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이 대표 측에 개헌 관련 논의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한결같이 개헌의 적기라고 동의한 우원식 의장, 정대철 헌정회장, 또 많은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빨간 넥타이인가”라고 말한 건 개헌을 중심으로 한 ‘연합전선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 시장 측 인사는 “유 시장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분열이 아닌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으로 관련 메시지가 더욱 선명하게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성호·하지은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