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GH 구리이전 전면중단
2023년부터 서울편입 추진 ‘변수’로
도의회 국힘 “돌연 발표 정치적 판단”
구리 정가도 백경현 시장 책임공세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을 북부로 이전키로 한 것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다. 경기도내 균형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북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이전 지역을 결정했다.
그러나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과 더불어 도내 일부 지자체들의 서울 편입 추진이 변수가 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전이 결정된 구리시가 대표적이다. 경기도가 서울 편입 의사를 거듭 내비치는 구리시로의 GH 이전 절차를 전면 중단하며, 내년 예정된 임시 이전 역시 멈춰서게 됐다. 경기도는 백지화는 아니라는 입장인데, 조기 대선 국면에 내년 지방선거까지 맞물리며 정치 공방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 GH 구리 이전, 어떻게 진행돼왔나
GH의 구리 이전은 2021년 6월 경기도·구리시·GH간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본격화 됐다. 구리시는 토평근린공원 일부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GH 본사 건물을 짓고 나머지는 어린이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지난해 말 경기도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GH는 이렇게 확보된 약 9천6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9층 규모로 본사 건물을 지을 예정이었다. 내년엔 사장실을 비롯한 주요 부서를 이곳으로 임시 이전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이를 위해 연내에 이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도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2023년부터 불거진 구리시의 서울 편입 추진이 변수가 됐다. 지난 11일에도 백경현 구리시장은 갈매동 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개최한 ‘시민과의 대화’에서 자족도시 기틀 마련을 위한 과제로 구리시의 서울 편입 등을 제시했다. 이에 도가 GH 이전 중단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도는 백지화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최종 백지화가 결정되면 새 이전지를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최종 백지화 선언은 아니다. 절차를 중단하고 구리시 반응을 지켜보려고 한다. 시기는 다시 말씀드릴 것”이라면서도 “최종 백지화가 결정되면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 문제도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정치 공방으로 비화되는 공공기관 이전 문제
지난 21일 고 부지사는 GH 이전 중단을 선언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의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 부지사는 “경기도 공공기관은 유치하고 서울로도 편입되길 원하는 이 모순된 행동에 도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면 자칫 경기도가 우스워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다. 김 지사가 계속 대응을 주문했다”며 구리시의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정치인들이 존재감을 높이려고 하는 행동에 주민들이 이용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의회 국민의힘에선 도의 이번 발표가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은주(구리2) 의원은 “구리 서울 편입 추진은 갑자기 나온 이야기가 아닌데, 돌연 이런 발표를 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 편입 주장이 계속 나오는 것은 곧 경기북부가 그만큼 소외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도지사는 과연 책임이 없나”라고 반문했다.
구리지역 정치권도 공방 중이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전임 시장까지 백경현 시장에 책임을 물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신동화 시의회 의장은 “GH 구리 이전을 위한 지난 5년여간의 헌신적 노력과 결실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민주당 의원들과 저는 서울 편입과 GH 구리 이전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백 시장의 GH 이전에 대한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입장과 시의 소극적 대응을 강력하게 질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인 안승남 전 시장도 유튜브를 통해 “GH 이전이 성사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GH 이전 완료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예고했다.
/강기정·권순정·한규준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