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출신 외교·국제정치 석학
한국적 시각 외교사 기틀 다져

인천 출신으로 한국 외교사와 국제정치학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김용구(사진)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23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1937년 인천 출생으로 인천송림초, 인천중(현 제물포고)과 서울고를 나와 서울대 외교학과 1회로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9년부터 서울대 외교학과 전임강사로 시작해 2002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모교 강단에 섰다. 서울대 학생처장, 한국국제정치학회장, 서울대 사회과학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2002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됐으며, 2005~2019년 한림대 한림과학원장을 지냈다.
고인은 대표적인 국내파 학자로, 평생 국제정치학과 한국 외교사 연구에 몸담았다. 고인의 대표 저서인 ‘세계외교사’는 한국인이 쓴 첫 외교사 서적이다.
특히 ‘세계관 충돌과 한국외교사: 1866~1882’(2001),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사대질서 변형과 한국 외교사’(2004)를 비롯한 19세기 한국외교사 5부작을 집필하는 등 유럽 중심의 외교사와 강대국 중심의 국제정치학을 비판하며 한국의 주체적 시각으로 외교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컸다. 주로 강원 춘천에서 지내면서 인천에 지은 연구실을 오갔다고 한다. 고인은 인천문화재단이 2020년 12월 펴낸 인터뷰집 ‘인천을 감각하는 8人의 대화 - 21세기 삶의 길을 묻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천은 어떻게 보면 한반도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외국과 가장 먼저 관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나도 그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략) 인천이라는 도시의 발전을 떠나서, 한국이 어떻게 국제정세 속에서 자리 잡고 나아갈 수 있는지는 인천이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달렸다고도 할 수 있지요.” (28쪽)
빈소는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이며, 장지는 춘천안식원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