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숙지공원 삼거리서 파손

차량진동·날씨변화 원인 추정

25일 수원시 장안구의 정자동의 한 카페의 커피 추출기계에 물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대기압력이 ‘1’에 그쳐있다. 대기압력이 4까지는 올라가야 커피를 정상적으로 내릴 수 있다고 상인 A씨는 설명했다. 2025.2.25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25일 수원시 장안구의 정자동의 한 카페의 커피 추출기계에 물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대기압력이 ‘1’에 그쳐있다. 대기압력이 4까지는 올라가야 커피를 정상적으로 내릴 수 있다고 상인 A씨는 설명했다. 2025.2.25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커피 종류를 아예 못 팔고 있어요.”

25일 오전 10시30분께 수원시 정자동의 한 카페. 이날 새벽 6시께 숙지공원 삼거리의 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상수도관 파손 사고의 여파로 해당 카페는 커피 추출기계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은 조금씩 나왔지만, 추출기계에 압력이 채워질 정도로 물이 공급되지는 않아서다.

상인 A씨는 “기계에 물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으니 압력이 오르지 않아 커피(에스프레소)가 아예 내려지지 않는다”며 “처음엔 가게 문을 열지도 못했다. 지금은 기계가 필요없는 드립커피를 권하며 장사를 하고 있는데, 드립커피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원두도 곱절로 사용된다”고 토로했다.

25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고기집 상인 B씨는 오전 6시30분께 출근한 뒤 가게에 물이 나오지 않자 부랴부랴 인근에서 생수 12병을 사왔다고 했다. 2025.2.25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25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고기집 상인 B씨는 오전 6시30분께 출근한 뒤 가게에 물이 나오지 않자 부랴부랴 인근에서 생수 12병을 사왔다고 했다. 2025.2.25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앞서 오전 10시께 인근 고깃집에서 만난 상인 B씨도 당일 영업을 개시하고 나서야 전날 단체 손님들이 사용했던 접시를 치울 수 있었다. B씨는 “원래 늦어도 오전 7시부터는 설거지를 하고, 뒤이어 오늘 장사를 준비하는데 9시가 넘어서야 물이 나와 아직도 설거지를 하고 있다”며 “처음엔 녹물만 나와서 흘려보냈고, 지금도 50% 정도로만 물이 나와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파손된 상수도관에서 치솟은 물로 도로 일대가 침수되면서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도 혼선을 빚었다. 수원에서 서울 시청역 인근으로 출근하는 박모씨는 “역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중간에 멈춰서 20여분을 걸어야 했다”며 “도로와 인도 일대가 물에 잠겨 걷기 힘들었다. 결국 회사도 30분 가량 늦었다”고 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C씨도 “출근길 교차로에서 꼬리물기가 이어질 정도로 차가 막혔다”며 “신호 두어 개는 그냥 보내야했다”고 했다.

25일 수원시 팔달구 숙지공원 삼거리에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물이 치솟은 모습. /독자제공
25일 수원시 팔달구 숙지공원 삼거리에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물이 치솟은 모습. /독자제공

수원시는 상수도관 파손 사고가 ‘영화동 일원 침수해소사업’ 공사 중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대 침수 예방을 위해 화서역 파크푸르지오아파트에서 정자사거리 인근(1.106㎞) 구간에 ‘방류관로’를 새로 설치하는 작업이다. 이날 사고는 작업 과정에 외부로 노출돼 있던 상수도관에 차량 진동과 날씨 변화의 충격이 이어지면서 이격이 생겨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 사고로 정자1·2동, 화서동 주택과 상가 등에서 단수 신고가 접수됐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