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한 공사 현장은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25일 안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상판 붕괴사고 피해자 유족 A(60)씨는 “동생에게 공사현장 일을 하지 말라고도 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이날 오전 안성시 서운면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상판 붕괴사고로 목숨을 잃은 중국인 강모(59)씨의 형이다.
동생의 사고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은 A씨는 “출근길에 TV를 보다 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설마 동생일줄 몰랐다”고 사고 당시 황망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동생이 한국에 온 지 30년이 넘었다. 아파트 설계를 한다고 들었는데, 다리 공사인 줄은 몰랐다”며 “동생은 20년 전에도 다리 공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엉치뼈를 다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위험이 도사리는 공사 현장 일을 말리기도 했다며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대림동에 거주한 강씨의 빈소는 서울에 차려질 예정이다. 중국에 있는 강씨 아들도 아버지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한다고 한다.
이곳 안성의료원에는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 시신 3구가 안치돼 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이곳에 모인 몇몇 피해자 가족들은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절규하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아빠가 그렇게 돼”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가족도 목격됐다. 한국인 피해자의 딸과 아내는 바닥을 치며 원통함을 참지 못했고 부둥켜 안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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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