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 작가 초대전’ 첫 번째 전시
민화의 상상력, 시인 이상에게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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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가 ‘타 지역 작가 초대전’ 첫 번째 순서로 내달 2일까지 탁영호 개인전 ‘지비-오래된 지금’을 진행 중이다.
탁영호 작가는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1982년 단편 만화 ‘학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발표하며 만화를 시작했고, 무크지 ‘만화와시대’에 단편 ‘어머니’, 월간 ‘만화광장’에 ‘칼’, ‘주간만화’에 ‘우상의 언덕’ ‘서울로 간 허수아비’ 등 단편과 다수의 장편 만화를 발표했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작가로서의 면모도 보이고 있는 탁영호의 5번째 개인전이다.
전시명은 시인 이상(1910~1937)의 시 ‘지비’(紙碑)에서 따왔다. 전통 민화와 만화적 상상력이 결합한 작가의 작품들 가운데 이상 시인을 연상케 하는 ‘시인의 아침’(2025)이 눈에 띈다. 전통적 소재의 조형물과 회화를 결합한 입체적 작품도 다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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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호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민화의 매력은 이야기가 있는 우리의 그림이라는 것이고, 상징적 표현이 뛰어나면서 해학적 비율·구성·구도는 회화 장르 중에서 매우 독특하다”며 “옛 그림의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민화를 재창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오래된 지금’에 대해 설명했다.
또 작가는 “지비는 종이로 만든 비석이란 뜻”이라며 “이상은 시에서 그의 영원한 뮤즈인 금홍이와의 관계를 당당하게 기술한다”고 했다. 이어 “이 시는 ‘나’와 ‘아내’의 조화될 수 없는 삶을 노래하고 있다”며 “나는 지비의 문학적 언어를 평면에 그리면서 단순하지만 슬픈 내면의 언어를 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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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