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 교량 붕괴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현장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사고 수사전담팀은 해당 현장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강산개발 등의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장헌산업은 교량 상판 구조물인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를 설치하는 작업을, 강산개발은 거더 위에 슬라브(상판)를 얹는 작업을 각각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관계자로부터 공사에 사용한 ‘DR거더 런칭 가설’ 공법(거더 등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절차에 맞게 이뤄졌는지, 작업자들이 현장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 다만 경찰이 현재까지 피의자로 입건한 인물은 없다.
사고 당시 교량 위에서 작업하던 10명 중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어 현장 작업자들의 진술을 받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상자들의 소속 회사는 장헌산업 8명, 강산개발 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망한 4명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거더가 한쪽으로 밀리면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담긴 현장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당시 영상을 보면, 2개씩 일렬로 선 교각 위에 거더 6개가 1세트로 걸쳐져 있고 그 위로 거더 인양 장비인 ‘런처’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CCTV에서 가장 가까운 쪽의 거더 6개가 우측으로 서서히 움직이더니 불과 5초 만에 거더가 V자 모양으로 꺾이고, 그 뒤로 다른 거더 3세트가 잇따라 무너진다.
경찰은 아울러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국과수 등과 함께 합동 현장감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장 감식은 필수적인 부분이어서 늦어도 이번 주 중에 감식을 진행할 것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와 유사한 공법이 쓰인 건설현장 공사를 전면 중지시키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늘자로 세종~안성 고속도로에 쓰인 ‘DR거더 런칭가설 공법’을 쓰는 도로 건설현장 공사를 중지 조처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 3곳을 포함해 유사 공법을 쓴 일반 국도 현장도 공사가 중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9시49분께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의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교각 위에 설치한 콘크리트 상판 구조물이 지상으로 붕괴했다. 이 사고로 교량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