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 이달 광물협정 본격화

HD현대·현대제철·SK석유화학

건설기계·철강 등 업계 수혜 기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전후(戰後) 재건사업으로 HD현대인프라코어 등 인천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의 최대 변수였던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이 오는 28일(현지시간) 예정되면서 3년간 이어진 전쟁이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무기 지원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등 광물 자원 공동 개발을 요구했는데,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종전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는 5천240억 달러(약 750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한국에 재건사업 참여를 요청했던 만큼,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수주 시장에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에 본사를 둔 HD현대인프라코어, 현대제철, SK인천석유화학 등 건설기계 분야, 철강, 정유·석유화학 업종 기업이 수혜 대상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굴착기, 휠로더, 굴절식 덤프트럭 등 건설장비를 생산한다. 러시아 침략으로 파손된 도로, 철도, 항만,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서는 이런 장비 투입이 필수적이다. 하나증권 임승미 연구원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전쟁 전 우크라이나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며 합산 시장 점유율이 30% 수준에 달했다”며 “이미 현지에 나가 있는 장비와 운용 인력, 사후서비스(AS) 능력 등을 고려하면 외국 건설장비 기업보다 (재건사업 수주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현대제철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주택 건설 등에 쓰이는 건축용 강재 공급을 목표로 세웠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곧바로 투입하도록 제품별 인증을 마친 상황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수급 균형 회복 등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으로 국제 유가, 나프타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원가 부담을 덜고 업계의 주요 부진 요인이었던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쟁 기간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싼값의 러시아산 원유를 독점 공급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원유 가격 안정화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정제 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이 지난 3년간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하게 공급받아 시장을 흔들었던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