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 44% 선정하거나 예정
“오히려 집중 저하” “인터넷 느려”
道교육청 “컨설팅단 꾸려 지원”

다음 달부터 경기도내 학교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학교가 도입을 결정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것은 물론 관련 인프라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원하는 학교에 AI 디지털교과서 보급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인데 도입을 앞두고 학교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도내 2천525개 학교 중 1천99개 학교가 AI 디지털교과서를 선정하거나 선정할 예정이다. 도내 전체 학교의 44%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해당 교과서 도입을 결정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디지털 기기 등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보니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시의 A 초등학교 교사는 “태블릿을 이용한 수업을 하고 있는데 태블릿을 많이 사용한다고 아이들의 집중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좀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며 “우려는 크고 교육적인 효과는 낮다고 봤기 때문에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둔 학교도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인터넷망 속도가 빨라야 원활한 수업이 이뤄질 수 있고 수업 특성상 키보드 등 다른 장비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시흥시의 B 초등학교 교사는 “키보드와 펜 없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쓸 수 없다”며 “학교 예산으로 구입하려면 너무 비싸다. 또 20~30명의 학생이 접속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문제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학교 현장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쓸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재정적 부담은 물론 학생들의 디지털 학습환경 적응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제동을 걸었고 해당 법안은 국회에서 재표결을 앞두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희망하는 학교에 대해 인프라(인터넷망) 공사를 우선적으로 할 것”이라며 “컨설팅단을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꾸려 필요한 학교에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