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44.7%·인터넷 배너 35.7%
대다수 무시로 응수, 신고 4.2%
도박 경험자 10명 중 2명 ‘중독’

인천 등 수도권 초·중·고 학생 절반 이상이 ‘도박 홍보물’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도박을 경험한 학생 10명 중 2명은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27일 내놓은 ‘2024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 초(4~6학년)·중·고 학생 중 도박 홍보물 접촉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4.3%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44.7%)와 ‘인터넷 배너광고 및 팝업광고’(35.7%)를 통해 도박 홍보물에 노출됐다. 이어 ‘유튜브 등 SNS 게시물’(12.6%), ‘카카오톡 등 메신저’(3.8%), ‘음성 전화’(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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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홍보물을 접한 학생들은 대부분 ‘무시’(72.5%)하거나 ‘차단’(20%)했다고 답했다. 해당 홍보물을 ‘호기심에 클릭’했다는 응답은 2.9%, ‘신고’했다는 응답은 4.2%였다.
수도권 학생 전체 응답자 중 ‘평생 1회 이상 도박 경험’이 있다고 한 비율은 4%로, 전국 평균(4.3%)보다 소폭 낮았다. 하지만 도박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최근까지 계속해서 도박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21.4%로, 전국 평균(19.1%)보다 높았다.
가장 많이 접한 도박(중복 응답)은 ‘온라인 카지노’(38.3%)였으며 ‘오프라인 복권’(29%), ‘온라인 미니게임’(25.9%), ‘온라인 스포츠 돈걸기’(23%)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보면 초등학생은 ‘오프라인 복권’(42.7%), 중·고등학생은 ‘온라인 카지노’(각 44.5%, 50.9%) 경험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통계청의 통계 작성 기관으로 지정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같은 해 10~12월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전국 605개교, 초(4∼6학년)·중·고 재학생 1만3천368명이다. 권역별 응답자는 수도권 4천282명(32%), 영남권 3천852명(28.8%), 충청권 2천292명(17.1%), 호남권 1천924명(14.4%), 강원·제주권 1천18명(7.6%)이다.
신미경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원장은 “청소년들의 도박 행동과 인식 등 실태 전반을 살펴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청소년 도박 문제 해소를 위한 예방·치유 등 다양한 영역의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