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 ‘대통령을 말하다’
박정희·김영삼·김대중·노무현 주제 인문학 강좌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속 인천 구도심의 한 북카페가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에서 박정희·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각각 인연이 깊은 굵직한 인사들이 강사로 참여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인천 시민들이 현 시국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중구 싸리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는 4월 1일부터 5월 27일까지 격주 화요일 오후 7시마다 개항도시 2층 대강의실에서 ‘대통령을 말하다’를 주제로 7번째 인문학 강좌를 개최한다.
이번 강좌는 대표적 보수논객 조갑제 전 조선일보 기자, 오인환 전 공보처 장관, 유시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장, 유시민 작가를 강사진으로 꾸렸다. 강사들은 모두 특정 대통령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으며, 강의 주제 또한 해당 대통령이다. 강사들은 각자 시선과 위치에서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지 묻는다.
인천에선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강사들이다. 평소 강연에 잘 나서지 않는 인사들인데, 왜 67석밖에 안 되는 북카페 강좌에 참여하게 됐는지는 강연 현장에서 강사들에게 직접 그 이유를 질문해봐도 좋겠다. 개항도시 측은 지난 인문학 강좌보다 참가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급히 강의실 좌석을 80석으로 늘리고 테이블도 추가하기로 했다.
조갑제 기자는 박정희 전집 13권을 집필했다. 1976년 연두 기자회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포항 앞바다에서 원유를 발견한 것처럼 말했다. 조갑제 기자는 포항 석유는 경제성이 없거나 있어도 매장량이 적을 것이란 주장을 담은 소책자를 찍었다. 중앙정보부에 불려 갔다 온 뒤 해직됐다.
김영삼 대통령 평전을 쓴 오인환 전 장관은 1993년 2월 문민정부 첫 공보처 장관을 맡았고, 1998년 2월 임기 마지막까지 문민정부와 함께했다. 그런 그가 상도동에 발을 끊고 먼 거리에서 쓴 책이 ‘김영삼 재평가’다.
구술을 글로 옮겨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을 쓴 유시춘 이사장은 이번 강의에서 대통령 김대중을 말한다.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을 함께 쓰고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강의는 내달 1일 조갑제 기자의 박정희, 같은 달 15일 오인환 전 장관의 김영삼, 같은 달 29일 유시춘 이사장의 김대중, 5월 13일 유시민 작가의 노무현 순서로 진행할 계획이다.
개항도시는 강좌가 진행되는 기간 박정희·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대통령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누가 가장 훌륭한 대통령인지, 왜 지지했는지, 왜 반대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5월 27일 오후 7시 개항도시 대표인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이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