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4월1일, 원곡·양성면 주민 2천여 명
일제에 저항… 전국 3대 실력 항쟁지로 꼽혀
독립정신 계승 교육·유공자 후손 찾기 온힘
그날의 희생 깃대 삼아 화합·상생 노력해야

2025년 초입을 지나 어느새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3월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새싹들이 고개를 들고, 푸른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나무와 새들의 노랫소리가 대자연을 장식한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며 106년 전 3월, 선조들이 외친 “대한 독립 만세”의 함성을 회상하니 숭고함과 존경의 마음이 커진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선열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삶의 터전이 가능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3·1운동은 자주독립을 향한 우리 민족의 의지와 열망, 그 자체를 상징한다. 학생과 지식인, 종교인, 농민 등 계층과 지역을 초월하며 구름 같은 인파가 거리로 나와 만세운동에 동참했다. 들불처럼 번진 만세운동은 국내외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영향력을 발휘했다. 안으로는 민족화합과 정체성을 높이며 독립운동의 구심점이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밖으로는 중국의 민족운동인 5·4운동과 인도의 비폭력·불복종 운동인 사티아그라하운동 등이 3·1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성의 경우 4·1만세항쟁을 통해 민족의 혼이 담긴 독립 의지를 불태웠다. 3·1운동이 전국적으로 일던 1919년 4월1일, 일제 폭압에 맞선 안성지역 원곡·양성면 주민 2천여 명이 돌과 몽둥이를 들고 일제 통치기구인 면사무소와 우편소 등을 파괴하고 일본인을 축출해 2일간의 해방을 쟁취했다. 당시 선열들의 용감무쌍한 투지와 민족 번영을 향한 저항의 몸짓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의지의 산물로 남아 있다. 안성은 평안북도 의주군, 황해도 수안군과 함께 전국 3대 실력 항쟁지로 꼽히며 독립운동이 무장 투쟁으로 나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바탕으로 안성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계승하고자 2001년 개관한 안성3·1운동기념관을 중심으로 관련 행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독립운동 인물 발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독립 영웅 위패를 모시고 있다. 2022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가보훈처와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업무협약을 체결해 훈장 미전수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찾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3·1운동 106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가 자각해야 할 시대정신에 대해 고민해 본다. 현재 우리 사회는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다. 특히 정치적 이념 대립과 세대간 격차, 경제적 불평등의 이유로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존중과 포용의 가치가 퇴색돼 사회적 통합이 와해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선조들이 물려준 3·1운동 정신을 기반으로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발휘해야 한다. 1919년 그날의 용기와 희생을 깃대 삼아 현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화합, 상생을 향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3·1운동 당시 다양한 계층이 하나 돼 독립을 외쳤던 것처럼,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협력해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소통하며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올바른 역사 교육과 기념 사업을 통해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며 모든 세대가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독립선열들이 감내한 피와 눈물의 무게는 결코 가벼울 수 없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오직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조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자유와 독립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안성이 자랑하는 문인, 혜산 박두진의 ‘해’의 첫 구절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시(詩)는 만물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해’를 소재로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현실을 탈피해 광명과 평화, 화합에 대한 민족의 소망과 의지를 힘차게 담아냈다. 역경을 딛고 독립과 희망을 창조한 지난날의 역사는 오롯한 문학세계와 함께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유산이 되고 있다. 민족의 기상이 숨 쉬는 3월, 모두가 연대하고 조화롭게 사는 날을 꿈꾸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김보라 안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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