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세일 홈플런 대신 ‘회생절차’런 하나

 

경영부진·소비심리 침체 등 원인

작전·영통점 등 폐점 가능성 높아

유통업계 경영난 확산 우려 나와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가운데 경기도내 매장 폐점 등 사업장 정리 절차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4일 경기도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나오고 있다. 2025.3.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가운데 경기도내 매장 폐점 등 사업장 정리 절차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4일 경기도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나오고 있다. 2025.3.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국내 ‘유통 공룡’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수익이 저조한 인천·경기 지역 점포의 폐점 등 사업장 정리 절차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온라인 중심 유통 시장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가 홈플러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점포 중심의 유통업계 경영난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를 받아들이면서 경영 개선을 위한 절차가 개시됐다. 홈플러스는 매출 기준 국내 유통업계 2위 기업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다음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물산 유통 부문 마트로 1997년 문을 연 지 28년 만에 재무상황 악화로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 그래프 참조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게 된 원인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와 경영 부진, 소비심리 침체, 운영비 증가 등이 꼽힌다. 홈플러스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점포 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통상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은 보유 재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경기도에서 운영 중인 안산선부점, 부천상동점, 부천소사점은 폐점이 결정됐거나 향후 부동산 개발사업 등으로 운영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매장 임차 계약 기간 만료가 도래하는 인천 작전점, 경기 동수원점, 영통점도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홈플러스는 이달 기준 인천(11개), 경기(31개)에서 총 4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계약 종료 등으로 일부 폐점이 예정돼 있고 경영 개선을 위해 추가 매각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은 단계”라며 “우선 회생절차가 개시된 만큼 채권자들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한 전자상거래 시장과 식재료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백화점 사이에서 대형마트의 입지가 줄어든 게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마트에 가야만 구매할 수 있었던 상품을 편의성,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쿠팡, 컬리 등 전자상거래 업체나 다이소가 대체했다”며 “매장 중심 유통업계는 소비자가 품질을 선별할 수 있는 신선식품이나 고객 맞춤형 밀키트 등 일부 품목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지 않는 이상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김지원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