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남양주시가 ‘상봉~마석 셔틀열차사업’의 운행비 부담을 두고 때아닌 ‘핑퐁 공방’을 벌이고 있다.
광역교통개선대책에 포함된 이 사업은 경춘선(서울시 중랑구~강원도 춘천시) 왕숙지구 영향권인 상봉(중랑구)~마석(남양주) 구간에 셔틀열차 전동차 8량 2편성을 출퇴근 시간대에 12회 조기 투입하는 사업이다. 셔틀열차가 도입되면 운행시격이 20분에서 13.3분으로 6.7분이나 크게 단축된다.
수도권내 타 전동차와 달리 혼잡하고 운행시격이 긴 경춘선으로서는 획기적인 개선이 아닐 수 없다. 누구보다 남양주 시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5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영업 시운전’ 단계에서 코레일과 남양주시가 충돌했다. 왕숙지구 입주가 끝나는 2027년 6월까지 연간 운행비 약 5억원의 비용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은 원인자 부담 원칙을, 남양주시는 원인자 근거 자료와 공동수혜 등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셔틀열차 사업은 과거부터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시기엔 남양주지역 여야 후보군 모두 공동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큰 이슈였다.
그만큼 두 기관의 대치 국면에 실망감을 느끼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고작 5억원이 없느냐”, “화도읍 인구가 11만인데 실망이다”, “집단 민원으로 응수하겠다”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는 편을 갈라 주광덕 남양주시장과 최민희(남양주갑) 의원에게 화살을 돌리며 책임 공방을 따지고 있다. 두 기관의 운행비 문제가 정쟁이나 민민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이는 것이다. 남양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교통난에 신음하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사태가 발생해선 안된다. 개통 두 달을 남기고 지연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두 기관의 조속한 협의를 촉구한다.
/하지은 정치2부(서울) 차장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