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1명 ‘우리가 꿈꾸는 세상’ 주제

탄핵정국 속 ‘연대 증언’ 생생히 담아

물결 형상화한 응원봉으로 표지 장식

■ 황해문화 2025년 봄호(통권 126호)┃새얼문화재단 펴냄. 416쪽. 9천원

글로 쓰여진 응원봉들이 물결을 이룬다. 최근 출간된 계간 ‘황해문화’ 2025년 봄호(통권 126호)는 예상대로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다양한 목소리를 풀어냈다.

이번 호는 이례적으로 책 전체를 특집호로 꾸몄다.

시민 51명이 각자의 현장을 담아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글을 썼다.

진태원 ‘황해문화’ 편집주간은 권두언에서 “이런 예외적 결정을 내린 이유는 ‘황해문화’가 이번 12·3 친위쿠데타 이후에 전개되고 있는 탄핵 정국을 한국 헌정사의 분수령이 될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닌 사건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우리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 각자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을들의 상호증언 연대에 참여했던 51명의 시민들이 지난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문제의식을 느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과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했다.

‘황해문화’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 의견을 듣기에 앞서 현장에서 탄핵 정국을 경험하고 스스로 그 탄핵 정국에서 익명의 행위자들로 활동한 시민들의 놀람과 감정, 의견과 고민, 다짐을 듣고자 했다.

시민 51명에게 3가지 질문을 던졌고, 그들이 답장으로 쓴 글들을 ‘과거는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어디에 핀들 꽃이 아니랴’ ‘촛불 너머 남태령 그 이후’ ‘새로운 세계를 마주할 용기’ ‘새로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 5개 범주로 분류했다.

진태원 편집주간은 이들의 글을 읽고 ▲공화주의의 문제 ▲상호증언 연대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동력으로 삼을 것인가의 문제 ▲민주주의의 사회적 토대에 관한 문제 등 3가지 과제를 정리했다.

이번 호 표지 디자인은 황해의 물결을 형상화했던 기존 표준 디자인과 달리 ‘반짝이는 각양각색의 응원봉들’로 뒤덮었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뉴스와 유튜브, 그 밑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댓글들로부터 최소 두세 발짝 거리를 두고 ‘그때 현장에 있었던 연대 증언’에 다시 귀를 기울여 보길 권한다.

다가온 올봄 내내 곁에 두고 읽을 만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