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 성공 67.1% ‘꼴찌’ 평균 74.4점 ‘바닥’
2위권 경쟁 수비조직력 진흙탕경기로 몰아

프로농구 수원 kt는 올 시즌 수비 조직력으로 승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최저 필드골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인 4위를 기록해서다.
프로농구는 지난 1997년 출범했다. 현재까지 가장 낮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한 팀은 2012~2013 시즌의 전주 KCC(현 부산 KCC)다. 13승41패로 최하위를 마크했던 KCC는 당시 필드 성공률이 40.9%였다. 하승진, 전태풍, 추승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팀이었지만 이들이 떠난 뒤 공격을 이끌 선수들이 사라져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그 이후 kt가 불명예인 최저 필드골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2점 성공률(47.4%), 3점 성공률(30.4%) 모두 평균(51.1%·31.5%)보다 낮다. 자유투 성공률(67.1%)은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다. 평균 득점(74.4점)도 리그 9위 고양 소노(74.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그런데도 kt는 5일 현재 4위를 마크하고 있다. 25승17패인 kt는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한 서울 SK(34승8패)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지만, 4강 플레이오프(PO)로 직행하는 2위는 가능할 수도 있다. 2위 창원 LG(25승16패)와 격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kt가 최저 득점 등 지표상으로 봤을 때는 보통 6위 싸움을 해야하는데, 2위권과 경쟁한다는 점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그럼 kt의 진면목은 무엇일까. 바로 2위권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수비 조직력을 꼽을 수 있다. kt는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최소 실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대하는 팀의 필드골 성공률이 42.1%라는 점은 그만큼 kt의 수비력이 좋다는 것을 반증한다. SK(40.6%)에 이어 상대 슛 성공률을 두 번째로 낮게 억제하고 있다.
리바운드는 전체 1위(38.8개)다. 이는 공격 리바운드(13.5개)를 가장 많이 잡은 탓이다. 결국 득점하지 못하는 만큼 상대 득점도 함께 억제해 ‘진흙탕 경기’를 펼치는 게 올 시즌 kt의 전략인 셈이다. 문성곤, 문정현 등 기동력이 뛰어난 190㎝ 중반의 포워드들을 앞세워 상대와 활동량 싸움에서 우위를 잡고 난전을 유도하면서 승리 확률을 높인다. kt는 슛 성공률은 떨어지지만, 평균 70.4개 슛으로 시도 횟수는 전체 1위다. 반대로 kt와 맞붙는 팀은 평균적으로 그보다 4개 가량 적은 66.3개를 시도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