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설문, 응답자 전원 부담감

법적분쟁 우려·지도 어려움 꼽아

“안전요원 파견 등 실질 도움을”

“물론 안전 준비를 다 하지만, 이번 판결 때문에 현장체험학습 가는 게 위축됩니다.”

6일 수원시의 A 고등학교 교사는 이같이 말하며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쳤다. 2025학년도 1학기가 시작됐지만, 경기도 내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 고교 교사가 언급한 판결은 지난달 11일 춘천지법에서 나온 판결이다. 지난 2022년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도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고로 담임교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도내 교사들은 이처럼 현장체험학습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교사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런 상황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도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현장체험학습 관련 학교현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내 교사 1천679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현장체험학습 인솔시 사고 위험에 대한 부담을 느끼냐’는 질문에 응답 교사 전원(1천677명)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현장체험학습 인솔시 담임교사로서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분쟁 우려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42%(1천659명)로 가장 높았다. 학교폭력 및 교우관계 문제 발생에 대한 지도의 어려움을 택한 비율이 23%(915명)로 뒤를 이었고 악성 민원 부담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도 19%(764명)였다. 이어 과도한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을 선택한 비율이 15%(591명)였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교사의 의견을 듣지 않고 학부모들이 요구하면 (현장체험학습을) 그냥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도교육청 중심의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매뉴얼 중심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안전요원 파견 등의 방법을 통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며 “저희가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현실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