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등 지역 효자 상품으로 톡톡

전국 생산 늘자 경쟁력 약화 우려

가공·유통 기반 부족해 지원 필요

인천 옹진군 장봉도의 김 양식장. /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 장봉도의 김 양식장. /옹진군 제공

‘마른 김’의 인기로 전국에서 물김 양식이 급증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천 김 농가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김을 가공·유통할 기반이 미비한 인천 김 농가를 지원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김은 우리가 먹는 마른 김의 원료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4~5번 수확한다.

인천에서 만들어지는 물김은 전국 생산량의 1% 수준이지만, 지리적으로 수온과 유속이 적당해 높은 품질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 효자 상품이다. 장봉도는 자체 가공공장에서 물김을 상품화해 특산품으로 판매하며, 가공공장이 없는 영흥도는 수협을 통해 타 지역에 물김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 전국 물김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인천 김 농가에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인천 외 지역에서 신규 허가한 김 양식장 면적만 2천700㏊(축구장 약 3천800개)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는 김 양식 농가가 늘지 않았다.

여기에 무허가 김 양식장까지 우후죽순 생겨 지난 1월 전국 물김 가격이 폭락했다. 물김은 수확 후 2~3일 내 가공해야 하지만, 가공공장이 생산량을 쫓아가지 못해 산지에선 물김을 폐기하고 시중에선 마른 김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폐기된 물김은 5천690t이다. 이 중 영흥도에서 버려진 물김은 72t 정도다. 장봉도의 경우 자체 가공공장 용량이 부족해 물김 수확이 한 달 정도 지연됐다.

다행히 물김 가격은 지난 1월 포대(120㎏)당 3만~4만원에서 최근 10만~15만원대로 회복됐다. 현재는 생산량이 안정돼 폐기하는 물김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지만, 내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시 인천 김 농가 피해가 커질 수 있다.

6일 기준 인천에서 물김을 양식(11~4월)하는 곳은 옹진군 장봉도(20여가구)와 영흥도(12가구) 2곳이다. 장봉도 물김 생산량은 2022년산 1천519t(14억2천800만원)에서 2023년산 2천100t(36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산 물김은 올해 2월 기준 900t 정도 생산했다.

영흥도 물김 역시 2022년산 5천572t(56억4천900만원), 2023년산 6천855t(112억8천700만원)으로 생산량이 증가했다. 지난달 25일 기준 생산량은 3천492t(29억5천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820t) 늘었다. 인천 물김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도 지역에서는 지속 성장하고 있는 핵심 수산업인 셈이다.

김 양식을 하는 김준태 장봉영어조합법인 대표는 “장봉도 물김 생산량의 75% 정도만 자체 가공공장에서 처리하고 나머지 물량은 타 지역 공장에 맡기고 있다”며 “인천 농가는 김 가공 여력이 부족해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타격이 더 크다”고 했다.

2014년 준공된 장봉도 김 가공공장은 노후화가 심각해 장비 교체가 필요하지만 김 농가의 자금난으로 개선이 어려운 상태다. 영흥도에 있던 김 가공공장은 이미 수년 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옹진군 수산과 관계자는 “장봉도 김 가공공장 보수 예산을 주기적으로 세우고 있지만 국비가 없어 시설 교체에 한계가 있다”며 “해수부에 인천지역 김 가공공장 필요성 등을 적극 건의해 김 농가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