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대회’ 120여명 참석

“인천시 인구가 300만명이 넘는데 여성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어요. 여성의 정치 참여부터 시작되어야죠.”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후 2시께 자신을 인천의 여성 노동자라고 밝힌 박미선(65)씨는 가장 우선해야 할 성평등 과제로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라고 쓰인 표지를 가리켰다.
인천 미추홀구 ‘영화공간주안’에서 한국여성인권플러스 주관으로 ‘3·8세계여성의날 2025 인천여성대회’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성평등 과제가 무엇인지 참석자들이 투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돌봄권 보장, 다양한 가족구성 권리 보장, 결혼이주여성 체류 안정성 보장, 성평등 노동 실현, 가정폭력·데이트폭력 등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포괄입법 등이 성평등 과제로 제시됐다.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원 김금성(62)씨는 “인천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정치인이 나와 여성 목소리를 대변하길 희망한다”며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해 성평등한 노동환경, 돌봄환경 등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주여성을 돕는 ‘인천이주여성센터 살러온’ 소속 활동가 최현지(28)씨는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 부부를 보면 여성의 체류자격이 남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혼 후 신원 보증 철회를 우려해 폭력 가정으로 돌아가는 피해자들의 사례를 많이 봤다”며 외국인 여성들의 권리 보장을 강조했다.
행사에는 인천 여성단체 관계자와 인천시민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주고받으며 여성의 날을 기념했다. 또 “인천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을 해소하고,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를 연대의 힘으로 쟁취하자”는 내용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여성들의 투쟁을 다룬 영화 ‘아이슬란드가 멈추던 날’을 관람하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김성미경 2025 인천여성연대 대표는 “과거 여성들의 삶을 개척하기 위한 투쟁과 열정, 성평등을 위한 노력들을 3·8여성의 날을 맞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며 “미래의 한국에서 살아갈 우리 여성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고 연대하면 좋겠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