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집회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야당 거센 반발 속 정치권도 요동

헌재 최종 판결 영향 미칠지 주목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3.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3.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갈라진 민심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으로 한층 더 양분됐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발생한 이 같은 변수에 석방 당일인 지난 8일에 이어 9일에도 탄핵 찬성·반대 집회 모두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정치권도 강하게 요동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동안 여야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이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월 15일 내란 혐의로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던 윤 대통령은 52일 만인 지난 8일 풀려났다. 법원이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낸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여서다. 당초 검찰이 항고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지난 8일 검찰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을 존중해 항고하지 않은 채 석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해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5.3.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해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5.3.9 /연합뉴스

윤 대통령 석방을 기점으로 탄핵 찬반 양론이 더욱 거세게 부딪히고 있다.

석방 당일인 8일은 물론, 9일에도 대규모 찬반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지난 8일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촛불행동이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안국동사거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같은 날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연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9일부터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오후 7시 경복궁역 인근에서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9일 오전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대규모 주일 예배를 열어 탄핵 반대를 외쳤다. 전날인 8일엔 지지자 600여명(경찰 추산)이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 석방된 대통령을 응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연합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2025.3.9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연합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2025.3.9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도 혼란 속 주말을 보냈다. 국민의힘은 석방을 환영하며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번 석방이 탄핵 심판 선고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적합성에 대해서도 헌재가 공정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헌재의 탄핵 심판과 윤 대통령 구속 여부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안 그래도 쪼개진 민심이 더욱 갈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갈등도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윤 대통령은 석방된 당일부터 외부 일정 없이 이틀째 관저에 머물며 건강 회복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참모진 회의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의 행보와 메시지 관리, 그리고 여론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정의종·고건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