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양측 대규모 집회… 갈등 증폭 우려
민주 “헌재 연관 없다” 국힘 “공정 판단을”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되자 탄핵 찬반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과 기각 중 어떤 결정을 내리든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구속된 지 52일 만에 풀려났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 주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이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했고, 검찰이 8일 석방했다.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주말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가 대규모로 열렸고, 양측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석방 기사’가 전해지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지지자들이 결집했다. 반면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일부 참가자가 단식 투쟁을 선언하는 등 강한 반발을 보였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윤 대통령 석방 이틀째인 9일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단체는 오는 15일까지를 ‘즉각 파면 촉구 주간’으로 정하고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9일 오전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120만 대통령 관저 앞 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헌법재판소 앞 탄핵 기각 촉구 무기한 철야 투쟁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힘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국회의원은 이 자리에 참석해 “조기 대선은 헛된 꿈”이라며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당혹감을 보이면서도 형사재판 및 구속 여부와 헌재의 탄핵심판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윤 대통령을 석방한 검찰을 맹비난하고, 헌재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의문을 제기한 만큼, 헌재도 비록 내란죄가 제외됐지만 탄핵소추안의 적합성에 대해 신중하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석방 당일(9일)부터 외부 일정 없이 이틀째 관저에 머물며 건강 회복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참모진 회의를 열고 대통령의 행보와 메시지 관리, 여론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