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美 모히건사 경영권 상실

작년 회계기준 1564억 영업 손실

‘차익실현’ 목적 장기투자 힘들듯

영종 복합관광 사업도 불똥 우려

인스파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 /경인일보DB
인스파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 /경인일보DB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PEF)의 경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베인캐피탈(사모펀드)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리조트 추가 개발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리조트 업계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은 최근 인스파이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스파이어 모기업인 미국 모히건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베인캐피탈과의 대출 약정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경영권이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파이어는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연결기준으로 1천5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카지노 매출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애초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이 주요 타깃이었으나,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데다 단체관광객도 줄어 수익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경영권이 사모펀드에 인수되면서 인스파이어의 단계별 개발사업도 불투명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2016년 토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인천국제공항 제3국제업무구역 436만7천㎡를 2096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와의 계약에 따라 인스파이어는 지난해 2월 카지노, 호텔 등을 포함한 1A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어 2032년까지 1조2천억원을 투자해 41만1천794㎡ 규모 테마파크(1B단계)를 조성해야 한다. 2047년까지는 92만9천944㎡ 부지에 대한 개발사업(복합문화단지)을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전체 투자 금액은 6조원에 달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이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 수익을 내서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모펀드의 경영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장기적 성장보다는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다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민환 인하대 경영대학원장은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투자자에게 최대한 빨리 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단기 수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며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 인프라 투자 등에는 인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확장사업은 장기적으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되겠지만, 사모펀드 입장에선 목적에 안 맞는 사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인스파이어 관계자는 “지난달 복합리조트 담당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1B단계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현재 관련 서류를 보완하는 등 차기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베인캐피탈은 인스파이어 건립 초기부터 함께한 투자자여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크다. 기존 개발계획이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든테라시티(옛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이 취소된 데 이어 인스파이어의 장기 투자계획이 좌초될 경우 인천 영종국제도시를 복합관광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인천시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