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보이콧 영향, 철수 조짐
일양약품 판매 중단… 진열량 급감
“봐뒀던 영양제 없어” 손님들 불만
다이소 “현재 초도물량 빠진 상황”

약사 보이콧 영향에 다이소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제약사가 다이소 전용 건강기능식품 출시 닷새 만에 판매 중단(2월28일자 인터넷 보도)을 결정한 여파다. 이에 소비자들은 ‘선택권 침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 오전 방문한 수원 지동의 한 다이소 매장 건기식 코너. 건기식 코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미숫가루, 콤부차, 천마차, 젤리 등 일반 식품이 건기식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기식은 7단짜리 매대 상단 1줄에만 자리하고 있었다. 7단짜리 진열장 2개를 건기식 코너로 운영했던 지난달 말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건기식 출시 2주 만에 건기식 가짓수가 대폭 줄었다. 이곳 매장 관계자는 “제품이 들어오면 전부 진열하는데, 들어오는 물량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계동에 소재한 다이소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초콜릿, 미숫가루, 젤리 등 식품이 건기식 매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상 건기식 코너 매대 2개 중 1개만이 건기식 매대로 운영 중이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섭취하는 츄어블 타입의 영양제를 제외하면 대부분 빈 상자였다.
텅 빈 건기식 코너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매대를 한참 살펴보던 50대 남성은 “봐뒀던 영양제가 없어서 아쉽다”면서도 남아있던 종근당건강 ‘락토핏 골드’와 대웅제약 닥터베어 ‘쏘팔메토 옥타코사놀’을 손에 쥐었다.
원했던 건기식이 품절돼 구하지 못했다는 김모(34)씨 역시 “SNS 사진을 보면 매대 가득 영양제가 진열돼 있던데, 돌아다녀 보니 그렇지 않은 곳이 태반”이라며 “약사 보이콧에 결국 소비자 선택의 폭만 줄어드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다이소가 건기식을 출시한 지 불과 2주만에 물품이 줄어든 데는 약사업계의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는 입장문을 내고 “유명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며 쌓은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용품점에 공급하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약사 커뮤니티에선 다이소에 건기식을 납품하는 일양약품, 대웅제약, 종근당건강을 보이콧하겠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같은 반발에 일양약품은 지난달 28일 다이소 건기식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역시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건기식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이소 관계자는 “현재는 초도 물량이 빠진 상황”이라며 “대웅제약·종근당건강 철수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