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담당부서별 임의로 제각각 명칭 정해

원칙 없이 ‘옛 지명’ 일부 주민 의견따라

“혼란·불편… 기준 마련해 명칭 정해야”

예로부터 ‘당목(당으로 가는 길목)’으로 불리던 가평읍 마장리 한 마을의 도로명은 ‘당목 가일길’이지만 버스정류장은 ‘당무마을’로 표기돼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예로부터 ‘당목(당으로 가는 길목)’으로 불리던 가평읍 마장리 한 마을의 도로명은 ‘당목 가일길’이지만 버스정류장은 ‘당무마을’로 표기돼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가평군 내 일부 마을의 명칭이 제각각 표기돼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행정업무에 따라 군 부서별로 마을의 버스정류장, 도로명 등 공공시설에 사용되는 명칭을 달리 부여해 군이 혼란 및 불편을 부추기고 있다는 쓴소리마저 나온다.

11일 군에 따르면 군은 관련 조례에 따라 지명위원회, 주소정보위원회 등을 통해 지역의 산, 마을, 터널 등 명칭과 도로명주소 등을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버스정류장 명칭은 별도 위원회 등의 협의 없이도 가능해 군의 담당부서가 임의대로 일부 주민 등의 의견에 따라 마을 명칭을 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예로부터 ‘당목(당으로 가는 길목)’으로 불리던 가평읍 마장리 한 마을의 도로명은 ‘당목가일길’이지만 버스정류장은 ‘당무마을’로 표기돼 있다. 당무마을이란 명칭은 일부 주민의 의견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그 명칭에 대한 근거는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가평읍 개곡리 한 마을의 경우 도로명과 버스정류장 이름이 각각 ‘능모루길’, ‘능머루’로 다르고, 인접마을 역시 마을 표지석과 버스정류장에 각각 ‘주을길 마을’, ‘줄길이’라는 다른 명칭이 표기돼 논란이다. 청평면 대성리 도로명 ‘머내길’의 버스정류장에는 ‘모내’ 간판이 걸리는 등 다수의 마을이 이 같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 행정부서의 ‘편의주의’에서 비롯된 원칙 없는 행정 오류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구전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 옛 지명에 따른 해프닝이란 의견도 있다. 능의 모퉁이의 ‘능머루, 능모루’, 하천이 긴 ‘머내, 모내’ 등이 대표적 사례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군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 명칭이 행정적 기준과 원칙 없이 일부 마을 주민 등의 일방 의견에 따라 이름이 부여되는 것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 여론이다.

그러면서 지명 등 공공명칭 지정은 군의 의사결정 사항인 만큼 행정이 주도해 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이 문제는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 행정부서 간 협의과정 없이 일부 주민의 의견을 따른 원칙 없는 군의 행태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이제라도 지역의 명칭 등에 대해 군이 나서서 기준, 원칙과 협의 등에 따라 근거가 마련된 명칭으로 정정하는 등 사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다수의 마을이 이 같은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수조사를 통한 문제 파악 후 관련 부서와의 협의과정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