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은 위험요소로 가득 차

참혹한 결과 부르는 안전 불감증

예방·대비하는 게 공공기관 역할

재난 대응 체계 강화하는 인천시

시민 적극적인 참여·협력이 필수

윤백진 인천시 시민안전본부장
윤백진 인천시 시민안전본부장

지난 한 달 동안 인천시민안전본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의 일상은 다양한 위험 요소로 가득 차 있으며, 이를 예방하고 대비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핵심 역할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부실한 선박 관리와 미흡한 대응으로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참사 이후 해양안전법 개정과 대응 체계 보완이 이뤄졌다. 그러나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여전히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좁은 골목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9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를 통해 다중운집 행사에서 안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했다.

해외서도 유사한 사고들이 발생했다. 1989년 영국 힐스버러 참사는 축구경기장에 인파가 몰리며 출입구 통제에 실패해 8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는 성지순례 도중 2천400명 이상이 압사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지며 군중 통제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됐다.

이러한 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인천시민안전본부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재난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첫째,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고 유관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소방·경찰·해양경찰과의 합동 훈련을 정례화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한 기관 간 통합 지휘 체계 구축과 실시간 정보 공유 확대에 나서고 있다.

둘째, 다중운집 행사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 축제 및 대규모 행사에서 사전 안전 점검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행사 기획 단계부터 안전 전문가가 참여하고 비상 대피 경로를 사전에 확보해 비상 상황에 즉각 대응토록 하고 있다.

셋째, 시민 참여형 안전 교육을 확대해 재난 발생 시 대처 방법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이, 청소년, 노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안전 교육을 운영하고 가상현실(VR)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도 도입했다.

넷째, 폐쇄회로(CC)TV와 AI(인공지능) 기반 인파 분석 시스템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재난 예방 시스템을 도입해 혼잡 지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위험 지역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다섯째, 건축물·교량·터널 등 노후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보수·보강을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 또 최신 기술을 활용한 구조물 안전 진단 시스템을 도입해 사전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재난 대응 모의훈련을 정기적으로 운영해 실제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별 맞춤형 훈련을 시행하고 재난 발생 시 시민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러나 안전은 공공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시민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고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동시에 실질적인 재난 대응이 이뤄지도록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민관 협력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기업·학교·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시민 안전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 리더 양성 프로그램’도 확대해 시민이 주도적으로 안전을 지키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인천시 시민안전본부는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 가치임을 명심하며 안전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윤백진 인천시 시민안전본부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