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못가는 인천시민들 한목소리 낼 수 있도록”
종교계와 함께 통합 메시지… 건강 우려에 “견딜만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시기가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서울 종로와 광화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권은 ‘탄핵 기각’ 혹은 ‘각하’를, 야권은 ‘조속한 탄핵 인용’을 외치고 있다. 장외 여론전에서 세를 과시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은 물론 각 지역의 당직자와 지지자들도 총동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화문이 아닌 인천시청 애뜰광장에 자리를 잡은 인물이 있다. 고남석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지난 10일부터 철야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8일 윤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한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거리로 나섰다.

단식 이틀째인 12일 오전 애뜰광장에서 만난 고 위원장은 목소리가 다소 잠겼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광화문이 아닌 애뜰광장에서 농성을 펼친 이유를 묻자 그는 “인천시민들에게 윤 대통령 구속 취소의 부당함을 알리고,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의 뜻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어 “평일에도 헌재 앞으로 가서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출퇴근 때문에 가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은데, 애뜰광장에서라도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의 철야단식농성에는 ‘통합’ 메시지도 담겨 있다. 지난 10일 저녁 천주교를 시작으로 11일 기독교, 이날은 불교계가 애뜰광장에서 시국 미사와 시국 기도, 시국 법회를 개최했다. 고 위원장은 “탄핵 국면에서 특정 종교세력이 정당과 결합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데, 화합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종교계와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갈등을 극복할 때”라고 했다.

애초 헌재의 탄핵 선고 시점은 14일이 유력했지만, 다음 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 위원장의 단식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민주당 인천시당 당직자는 “헌재가 선고 시기를 14일 이후로 미루면 단식을 멈추고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자고 논의해볼 생각”이라며 “위원장 스스로 단식을 결단한 만큼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단식을 언제까지 할지 고 위원장에게 묻자 “지금은 헌재가 조속히 탄핵을 인용해 혼란이 가라앉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충분히 견딜만하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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