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등 어려움 건설 투자 침체 지속

대기업 하도급 참여 구조… 업계상황 주시

건축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건축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폐업한 인천지역 건설사들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기업은 41개로 전년(21개) 대비 두 배 늘었다. 반면 신규 등록 건설사는 45개로 2022년(232개)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인천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국적으로 폐업한 종합건설기업은 581개로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삼정기업, 안강건설, 벽산엔지니어링 등 시공 능력 200위권 안에 드는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2023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불거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 위험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역 건설사들은 하도급으로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 대형 건설사의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발주처에서 주택 경기 상황을 관망하며 시공을 미루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는 게 건설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기관들도 내수 부진 등으로 건설투자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투자가 각각 전년 대비 0.7%, 1.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인천에서 주택 공급이 가장 활발했던 서구지역 아파트 발주처들이 잇따라 분양 시기를 늦추고 있어 언제 착공할 지 가늠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 건설사 대부분은 대기업 건설 공사 하청을 받아서 운영하는 구조로, 업계 상황이 개선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 건설사들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공사 규모가 작고 자금 조달이 용이한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분양 시장 침체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인천은 타 지역에 비해 오피스텔 분양률이 저조한데, 대규모 전세사기 여파까지 더해져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어떻게든 경영난을 해소하려고 비주택 사업에 뛰어든 영세 건설사들의 경영난은 한층 더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