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지적한 55m 안전성 의문에 질타
시흥사고 유사… 긴 길이 휨 확률 높아
입찰·감독 인원 등 전수조사 필요성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조사 결과에 책임질 것”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의 교량 붕괴사고와 관련 55m 길이까지 늘린 DR거더(3월4일자 1면 보도)의 안전성이 국회에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며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DR거더 공법 선정의 적절성과 현장 감독 여부 등 경인일보가 그간 지적한 사안들이 현안질의 내내 도마에 올랐는데, 55m 길이가 쓰인 DR거더에 대해선 전수조사까지 주문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연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 교량 붕괴사고와 관련한 현안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종군(안성) 의원은 “붕괴된 DR거더는 지난해 4월 시흥 교량 붕괴사고의 (SS거더와) 거의 유사하다. 같은 I자형 거더고 길이도 유사한 55m”라며 “사고 이후 국토안전관리원은 사고의 직접 원인은 거더 제작 과정의 휨이 발생, 간접 원인은 55m로 길이가 굉장히 길기 때문에 휨 발생 확률이 더 크다고 조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건설되는 것 중 이번에 사고가 난 PSC (I형) 거더 형태고 길이가 55m 넘는 게 전국에 37개소다. (55m) 긴 거리에 대해 전수조사 계획이 있나. 전수조사 여부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수조사 여부는)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 그 장비가 55m까지 시설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공법 안전성 등 다시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경인일보는 사고 교량에 반영된 DR거더가 최대 50m 길이를 넘겨 55m까지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단독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한 해당 DR거더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에 가장 많이 채택해 반영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함진규 한국도로공사(도공) 사장을 향해 “이번 공사의 발주 책임자인 도공은 입찰 과정에서 설계회사와 적법하게 계약 체결했나”며 “설계회사 선정 후 4가지 공법 선정된 걸로 아는데, 그중 DR거더가 최종 선정됐다. DR거더 선정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없었나”고 물었고, 함 사장은 “(문제가) 없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손명수(민·용인을) 의원은 “DR거더와 PSC 박스형 거더가 있는데, 사고가 난 DR거더는 공사비 절감은 가능하지만 횡방향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 사용된 런칭 크레인도 매우 정교하게 작업 안 하면 사고 발생이 쉽다”고 지적했다.

감리 기관인 도공의 공사 감독 적절성도 도마에 올랐다.
염태영(민·수원무) 의원은 “도공의 감독 전문성에 대해 확인해 보니 DR거더를 감독해 본 적 없는 사람 3명이 9공구에 배치됐다. 감독 인원은 충분했는지, 신호수는 제대로 배치됐는지 등 강도 높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는 국회에 출석해 “돌아가시고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 전한다”며 “(비용 절감은) 확인해 봐야 하지만, 없는 걸로 안다.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고건·하지은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