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지적한 55m 안전성 의문에 질타

시흥사고 유사… 긴 길이 휨 확률 높아

입찰·감독 인원 등 전수조사 필요성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조사 결과에 책임질 것”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 등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의 교량 붕괴사고 관련 관계자들 등이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다. 2025.3.13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 등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의 교량 붕괴사고 관련 관계자들 등이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다. 2025.3.13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의 교량 붕괴사고와 관련 55m 길이까지 늘린 DR거더(3월4일자 1면 보도)의 안전성이 국회에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며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DR거더 공법 선정의 적절성과 현장 감독 여부 등 경인일보가 그간 지적한 사안들이 현안질의 내내 도마에 올랐는데, 55m 길이가 쓰인 DR거더에 대해선 전수조사까지 주문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연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 교량 붕괴사고와 관련한 현안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종군(안성) 의원은 “붕괴된 DR거더는 지난해 4월 시흥 교량 붕괴사고의 (SS거더와) 거의 유사하다. 같은 I자형 거더고 길이도 유사한 55m”라며 “사고 이후 국토안전관리원은 사고의 직접 원인은 거더 제작 과정의 휨이 발생, 간접 원인은 55m로 길이가 굉장히 길기 때문에 휨 발생 확률이 더 크다고 조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건설되는 것 중 이번에 사고가 난 PSC (I형) 거더 형태고 길이가 55m 넘는 게 전국에 37개소다. (55m) 긴 거리에 대해 전수조사 계획이 있나. 전수조사 여부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지적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5.3.13 /연합뉴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5.3.13 /연합뉴스

이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수조사 여부는)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 그 장비가 55m까지 시설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공법 안전성 등 다시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경인일보는 사고 교량에 반영된 DR거더가 최대 50m 길이를 넘겨 55m까지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단독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한 해당 DR거더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구간에 가장 많이 채택해 반영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단독] 붕괴된 교량의 55m DR거더, 사실 최대가 50m였다

[단독] 붕괴된 교량의 55m DR거더, 사실 최대가 50m였다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교량이 실은 각 거더당 최대 50m 길이까지만 안정성이 보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성이 보장된 길이를 초과해 공사가 이뤄진 것인데 이번 사고가 비용절감을 앞세운 인재(人災)라는데 무게가 쏠린다. 3일 입수한 한국도로공사의 거더 관
https://www.kyeongin.com/article/1731075
[단독] 교량 붕괴 현장서 사용된 ‘DR거더 공법’ 서울세종고속도로서 최다 선정

[단독] 교량 붕괴 현장서 사용된 ‘DR거더 공법’ 서울세종고속도로서 최다 선정

많은 수의 교량에 선정돼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해당 공법에 대해 공사 ‘전면 중지’를 지시하는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공법 자체와 선정 과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https://www.kyeongin.com/article/1730730

윤 의원은 함진규 한국도로공사(도공) 사장을 향해 “이번 공사의 발주 책임자인 도공은 입찰 과정에서 설계회사와 적법하게 계약 체결했나”며 “설계회사 선정 후 4가지 공법 선정된 걸로 아는데, 그중 DR거더가 최종 선정됐다. DR거더 선정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없었나”고 물었고, 함 사장은 “(문제가) 없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손명수(민·용인을) 의원은 “DR거더와 PSC 박스형 거더가 있는데, 사고가 난 DR거더는 공사비 절감은 가능하지만 횡방향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 사용된 런칭 크레인도 매우 정교하게 작업 안 하면 사고 발생이 쉽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공사 교량 상판 붕괴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2.2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달 28일 오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공사 교량 상판 붕괴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2.2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감리 기관인 도공의 공사 감독 적절성도 도마에 올랐다.

염태영(민·수원무) 의원은 “도공의 감독 전문성에 대해 확인해 보니 DR거더를 감독해 본 적 없는 사람 3명이 9공구에 배치됐다. 감독 인원은 충분했는지, 신호수는 제대로 배치됐는지 등 강도 높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는 국회에 출석해 “돌아가시고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 전한다”며 “(비용 절감은) 확인해 봐야 하지만, 없는 걸로 안다.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고건·하지은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