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중 216명, 수도권서 유학

 

가족 전입 지원 등 활력 불어넣어

특성화고·기숙사 맞물려 ‘인기’

‘교육발전특구’로 가속화 전망

인천 강화군 내 초·중·고등학교 올해 신입생 중 200여명이 강화외 인천 도심 등 수도권에서 유학 온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이 같은 ‘학생 유입’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출산 문제 등을 겪고 있는 강화군 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25학년도 강화군 초·중·고 입학생 현황 자료를 보면 타 지역(강화외 인천 도심, 경기, 서울 등) 출신 학생이 총 216명이다.

인천시교육청이 강화군 초·중·고에 이사, 전학, 기숙사 입소 등을 이유로 입학한 학생들을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교육청 정책기획조정관실 관계자는 “강화군 내 기숙사를 둔 고등학교 등으로 입학이나 전학한 학생들은 계속 있었는데 그동안에는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매년 조사·분석을 통해 관련 정책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교동초등학교에서 2025학년도 입학식에 참석한 1학년 신입생. 2025.3.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교동초등학교에서 2025학년도 입학식에 참석한 1학년 신입생. 2025.3.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 등 효과

타 지역 출신 입학생 중 초등학생은 16명, 중학생은 42명, 고등학생은 158명으로 집계됐다. → 표 참조

초등학교에선 하점면 명신초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화군과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왔거나,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온 학생들이 많다. 하점면 하점초에는 4형제가 올해 새 학기에 전학이나 입학해 다니고 있다.

최근 ‘나홀로 입학식’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된 교동면 교동초 신입생 1명도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으로 유학 온 사례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5박6일 동안 강화군과 옹진군 내 학교를 체험하는 단기 체류형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올해부터 인천 시민 중 강화군 내 학교로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가족의 전입(체류비 3년간 월 30만원 지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학교마을협력과 관계자는 “서울, 경기 등지에서도 유학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한지 문의가 많다”며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학생 유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성훈(오른쪽) 인천시교육감과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가 지난해 2월 15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가족 체류형 농촌유학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2.15 /인천시교육청 제공
도성훈(오른쪽) 인천시교육감과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가 지난해 2월 15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가족 체류형 농촌유학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2.15 /인천시교육청 제공

■학교 특화 프로그램·특성화고·기숙사 등 입소문

중학교에선 삼산면 승영중을 주목할 만하다. 신입생 29명 중 26명이 강화 외 지역 출신이다. 이 학교는 ‘오·태·영’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승영중 특화 교육 프로그램인 ‘오케스트라, 태권도, 영어’의 줄임말이다. 지난해에도 전체 입학생 25명 중 22명이 타 지역에서 왔다.

고등학교에선 특성화고인 강남영상미디어고·글로벌셰프고·산마을고, 일반고인 강화고·강화여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학교들은 모두 기숙사를 운영 중이다.

특성화고 3곳은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조리분야’, ‘미디어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기숙사를 운영하는 점 등이 맞물리면서 학생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마을고는 인천의 유일한 대안교육 특성화고로 도심 지역 학생·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한다. 올해 최연소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전소연(필명·예소연) 작가도 산마을고 졸업생이다.

강화교육발전특구 관련 강화군과 협약식. /인천시교육청 제공
강화교육발전특구 관련 강화군과 협약식. /인천시교육청 제공

■‘강화 교육발전특구’ 학생 유입 가속화 전망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화 교육발전특구’ 사업으로 타 지역 학생들의 유입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화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기업,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 정주 환경 등을 지원하는 체계다. 인천시교육청은 ‘항공우주·6차산업’, ‘AI·디지털’, ‘스포츠’, ‘영어’ 등 4개 클러스터로 나눠 다양한 특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도 강화 교육발전 특구 사업 중 하나다.

인천시교육청 정책기획조정관실 관계자는 “학령 인구 유입은 강화 교육발전 특구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강화군 지역에는 신입생을 받지 못한 초등학교도 있다. 학생 유입은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