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중 216명, 수도권서 유학
가족 전입 지원 등 활력 불어넣어
특성화고·기숙사 맞물려 ‘인기’
‘교육발전특구’로 가속화 전망
인천 강화군 내 초·중·고등학교 올해 신입생 중 200여명이 강화외 인천 도심 등 수도권에서 유학 온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이 같은 ‘학생 유입’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출산 문제 등을 겪고 있는 강화군 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25학년도 강화군 초·중·고 입학생 현황 자료를 보면 타 지역(강화외 인천 도심, 경기, 서울 등) 출신 학생이 총 216명이다.
인천시교육청이 강화군 초·중·고에 이사, 전학, 기숙사 입소 등을 이유로 입학한 학생들을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교육청 정책기획조정관실 관계자는 “강화군 내 기숙사를 둔 고등학교 등으로 입학이나 전학한 학생들은 계속 있었는데 그동안에는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매년 조사·분석을 통해 관련 정책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 등 효과
타 지역 출신 입학생 중 초등학생은 16명, 중학생은 42명, 고등학생은 158명으로 집계됐다. → 표 참조

초등학교에선 하점면 명신초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화군과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왔거나,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온 학생들이 많다. 하점면 하점초에는 4형제가 올해 새 학기에 전학이나 입학해 다니고 있다.
최근 ‘나홀로 입학식’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된 교동면 교동초 신입생 1명도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으로 유학 온 사례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5박6일 동안 강화군과 옹진군 내 학교를 체험하는 단기 체류형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올해부터 인천 시민 중 강화군 내 학교로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가족의 전입(체류비 3년간 월 30만원 지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학교마을협력과 관계자는 “서울, 경기 등지에서도 유학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한지 문의가 많다”며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학생 유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특화 프로그램·특성화고·기숙사 등 입소문
중학교에선 삼산면 승영중을 주목할 만하다. 신입생 29명 중 26명이 강화 외 지역 출신이다. 이 학교는 ‘오·태·영’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승영중 특화 교육 프로그램인 ‘오케스트라, 태권도, 영어’의 줄임말이다. 지난해에도 전체 입학생 25명 중 22명이 타 지역에서 왔다.
고등학교에선 특성화고인 강남영상미디어고·글로벌셰프고·산마을고, 일반고인 강화고·강화여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학교들은 모두 기숙사를 운영 중이다.
특성화고 3곳은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조리분야’, ‘미디어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기숙사를 운영하는 점 등이 맞물리면서 학생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마을고는 인천의 유일한 대안교육 특성화고로 도심 지역 학생·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한다. 올해 최연소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전소연(필명·예소연) 작가도 산마을고 졸업생이다.

■‘강화 교육발전특구’ 학생 유입 가속화 전망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화 교육발전특구’ 사업으로 타 지역 학생들의 유입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화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기업,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 정주 환경 등을 지원하는 체계다. 인천시교육청은 ‘항공우주·6차산업’, ‘AI·디지털’, ‘스포츠’, ‘영어’ 등 4개 클러스터로 나눠 다양한 특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도 강화 교육발전 특구 사업 중 하나다.
인천시교육청 정책기획조정관실 관계자는 “학령 인구 유입은 강화 교육발전 특구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강화군 지역에는 신입생을 받지 못한 초등학교도 있다. 학생 유입은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