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곳곳에서 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겨우내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작가와 전시장들이 봄을 알리듯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나들이하면서 들를 만한 전시들 소개합니다.
남동소래아트홀 갤러리 화·소, 양은혜 ‘로맨틱 피크닉’

남동문화재단은 오는 24일까지 남동소래아트홀 갤러리 화·소에서 신진작가전 ‘로맨틱 피크닉’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독창적 화풍으로 현대인의 일상을 풀어내는 양은혜 작가를 초청했습니다. ‘전시장에서 즐기는 소풍’이란 주제라고 합니다.
양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의 무심한 듯한 표정 속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소소한 행복이 위트 있게 표현됐습니다. 작가는 회화를 중심으로 드로잉, 설치, 웹툰,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된 작품을 선보입니다.
전시장은 작품 전시뿐 아니라 포토존, 체험형 공간, 놀이 요소가 결합된 구역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체험하며 현대미술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몄다고 합니다.
도든아트하우스, 우창훈 개인전 ‘차원 의식’

중구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도든아트하우스는 즉흥적 감흥과 기운으로 자신만의 감각 기관을 이용해 독창적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우창훈 작가 개인전 ‘차원 의식’을 진행 중입니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입니다.
우창훈 작가는 무의식을 바탕으로 사실적 형태의 3차원과 시간 차원이 더해진 4차원에 미시 세계와 혼돈의 차원을 혼합, 다중적 세계인 ‘다차원’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틀에 짜인 구성과 구상적 계획 없이 감각 기관을 통해 그때그때 전해지는 무의식적 감흥이나 기운을 작업으로 옮기고 있다고 하네요.
작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의 작업은 여러 차원을 혼합하여 기하학 문양들이 중첩되고 연결되어 카오스 곡선인 비선형 곡선(복잡계 현상을 해석하는 곡선 기하)과 끌개 곡선(현상의 자기 복제 순환성을 나타내는 곡선)이 작품에 나타난다.”
설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나요? 그렇다면 도든아트하우스를 찾아 머리를 비우고 작품을 바라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5m 벽면에 라이브 페인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관람객은 라이브 페인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 김혜원 개인전 ‘나의 정원 - 또, 봄이 오나 봄’

동구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에선 오는 21일까지 김혜원 작가 개인전 ‘나의 정원 – 또, 봄이 오나 봄’이 진행 중입니다.
김혜원 작가의 ‘나의 정원’ 시리즈는 자연의 순환과 삶의 흐름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업입니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는 ‘또, 봄이 오나 봄’이란 주제로 삶 속에서 반복되는 순환과 자연이 주는 따듯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작가는 한국화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필치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며,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든 계절의 변화를 작품 속에 녹여냅니다.
관람객들은 각자의 ‘정원’을 떠올리며 삶이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을 마주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봄에 어울리는 전시네요.
갤러리 벨라, 홍영이 개인전 ‘당신의 동산에서’

중구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는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홍영이 작가의 16번째 개인전 ‘당신의 동산에서’를 개최합니다.
‘휴’(休)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들입니다. 작가는 사실적 표현보다는 내면에서 나오는 색채와 동화적 상상력으로, 때론 다른 시점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몇 년 전 삶에 지쳐있을 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차를 빌려 3개월 동안 발길 닿는 대로 동·서유럽 곳곳을 여행했다고 합니다. 여정 가운데 만난 지중해의 밝은 햇살과 유럽 특유의 조형미, 순례길의 넓은 초원과 원시림 같은 숲, 알프스 트레킹에서 만난 웅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진정한 쉼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하네요.
홍영이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지치고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 정치적 대립과 갈등, 전쟁, 기후변화로 인한 삶의 변화는 우리의 마음을 우울하고 답답하게 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현상 속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쉼’의 심상으로 위로와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