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업 통해 ‘열린 사고’ 장점
스크린·조별모임 시설 개선도

“고교학점제를 하니 학교에 활기가 넘칩니다.”
지난 14일 수원 매탄고등학교에서 만난 김정희(사진) 매탄고 교사는 이같이 말하며 고교학점제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매탄고는 지난 2018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운영을 시작하며 고교학점제에 대한 준비를 착실하게 해 왔다.
김 교사는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이 교실을 옮기면서 이동수업을 해야 해 학교가 보다 역동적인 모습이 됐다”며 “인근 학교와 함께하는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소수의 학생이 선택하는 소인수 선택과목도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탄고는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일반고에서 하기 힘든 과학 실험 과목을 운영하며 ‘국제경제’와 같은 수업도 개설한다.
고교학점제의 중요한 특징은 학생들이 과목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이다. 수업 선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듣지만, 결국 최종 선택은 학생이 해야 한다. 적합한 과목 선택을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진다. 김 교사는 “고교학점제에서는 과목을 자신이 선택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전보다는 수업에 더 열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 편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운영을 통해 이를 시험해 왔다”며 “이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빨리 정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 온 것이다.
김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도록 해 열린 사고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각기 다른 반에서 모인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고교학점제의 특성상 같은 반 학생에 갇힌 것이 아닌 보다 다양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학생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열린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며 “이런 부분들은 현시대에 맞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매탄고는 고교학점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강의실을 따로 마련하는 등 제도의 안정적 시행을 위한 시설 개선에도 신경 써 왔다. 실제 이날 둘러본 매탄고의 한 강의실은 대형 스크린이 갖춰져 있고 책상 바로 옆에 조별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다.
김 교사는 “고교학점제를 위해 학교 공간조성 공사를 했다”며 “예산 지원을 통해 소형, 중형 강의실 등에 대한 공사를 완료했다. 고교학점제를 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을 다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의 장기를 뽐내면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게 해주는 것이 고교학점제”라며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등급이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고 자신의 진로나 적성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