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대상 시행 들어가
학생이 진로·적성 맞는 과목 선택
192학점 이상 취득해야 졸업 가능
학생들 직접 경험하고 ‘취지 공감’
지난 13일 오후 안양 성문고등학교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선택과목 중 하나인 ‘언어와 매체’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전 고교 수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이 수업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기도내 고교는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적응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고교학점제는 우리나라 고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제도로 올해부터 고1 신입생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192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고교 교육 체제에서 학생들은 정해진 과목을 ‘수동적’으로 수강해야 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학생들은 ‘능동적’인 학습자가 돼 자신이 직접 진로를 개척한다. 대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는 것처럼 고교생들도 관심 있는 수업을 듣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추진돼 온 고교학점제와 올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차이는 과목 이수를 통해 취득한 학점이 졸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게 되는 것인데 이 때문에 교육부는 학점이수 인정 기준 및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계획을 지난해 9월에 안내했다.
올해 고1 학생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선택 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달 진로·적성 검사와 상담을 받고, 오는 5월부터 다양한 선택 과목들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된다. 이후 2학기까지 3차례에 걸쳐 과목에 대한 수요조사를 한 뒤 2학년 선택 과목을 결정하게 된다.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을 포함한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수년 전부터 고교학점제 도입을 준비해 왔다. 지난 2017년 추진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2018년부터 연구학교를 지정해 운영하는 등 제도 시행을 위해 7년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학기 집중 점검 기간을 통해 각 학교의 각종 계획 수립, 학생·학부모 대상 안내 현황 등을 시도교육청과 함께 확인하는 것은 물론 시도교육청별로 ‘고교학점제 점검단’을 지속 운영하도록 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이달 중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주요 사항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필요한 과제 발굴 및 제도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도내 학생들은 고교학점제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이연경(안양 성문고 3) 학생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보니 ‘내가 이쪽으로 좀 더 진로를 확실하게 정해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하민(안양 성문고 3) 학생 역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고교학점제의 장점”이라고 했다.
※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