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 이전 절차 중단 힘겨루기 양상
전통시장상인회, 시설현대화 지연
백경현 시장, 입장 선회 분위기도

경기주택도시공사(GH) 구리시 이전 절차 중단으로 구리시와 구리시의회가 힘겨루기 양상을 띠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의가 기약 없이 미뤄지자(3월14일자 6면 보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예산 사용처에서 속을 끓이고 있다.
구리 전통시장상인회 정형구 사무국장은 지난 14일 추경안 심사가 무산됐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장마 시작 전에 아케이드 공사는 마무리되는 겁니까”라고 하소연했다. 2025년도 추경안에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중 ‘막구조물 구매 및 설치’ 몫으로 담긴 3억5천만원 때문이다.
2023년 상인회는 2009년 설치한 폴리카보네이트 아케이드가 화재에 취약해 난연소재로 교체하겠다며 경기도의 ‘전통시장 환경개선사업비’를 확보했다. 도·시비 매칭사업으로 시의 예산확보가 필요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2025년 추경으로 미뤄지면서 공사가 상당기간 지연됐다.
정 사무국장은 “이번에 예산이 세워지지 못하면 하반기로 공사가 미뤄질 수 있다”고 했다. 공사 일정상 예산 확보 후 조달청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시장 휴무일을 정하는 등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실제 공사 기간은 3개월정도 예상된다. 공사 중 우천시에는 불편이 커 장마철 전인 6월 말까지는 공사가 마무리돼야 해 3월 중순인 지금도 시간상 여유롭지 않은 상태다.
추경안에 애타는 건 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개통한 8호선 위탁운영사업비를 1년에 4번 지급하게 돼 있는데, 2분기 사업비 지급 기한일이 ‘다음달 15일 이전’이기 때문이다. 추경안에 담긴 서울교통공사 대금 199억여원과 구리도시공사 대금 48억여 원 중 2분기 지급액은 기한을 넘기면 이자가 발생한다.
시 관계자는 “구리도시공사의 역무 위탁비는 인건비를 포함하고 있어 기관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추경의 시급성 때문에 그동안 의회 출석에 거부감을 표명해 왔던 백경현 시장이 입장을 선회할 것이란 분위기가 읽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시 고위 관계자는 추경안 처리 질문에 “3월 중에 다시 열어달라고 저희가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고, 시의회의 시장 긴급현안질문 답변 요구에 대해서는 “이걸 해야 (임시회를)열어준다고 하니 그것까지도 포함해서 검토 중에 있다”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시의 공식 입장 발표를 “늦어도 19일까지는 할 것”이라고도 답했다.
또한 시의회도 이달 마지막 주에 추경안 심의를 위한 임시회를 재차 열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고위 관계자는 “다음주 의회가 열릴 것”이라면서 “지난 14일 의장과 시장이 차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교착상태를 풀어낼 결단의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