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 SK하이닉스

210억 규모 공급계약 맺어

신규社 시장진입 경쟁심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 세계 점유율 1위인 한미반도체가 후발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으로 독점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세미텍은 최근 SK하이닉스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용 장비인 TC본더 품질 검증을 통과해 21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TC본더는 AI 반도체에 탑재하는 HBM 핵심 공정 장비로 한미반도체 주요 생산 제품이다. 기존에 SK하이닉스에 HBM용 TC본더를 공급하던 업체는 한미반도체가 유일했는데, 이번 계약으로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으로 공급사가 이원화됐다.

한화세미텍은 싱가포르 업체 ASMPT 등과 더불어 HBM TC본더 시장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2020년 TC본더 개발에 착수해 최근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SK하이닉스 신규 공급사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신규 공급사를 확대해나가면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늘어난 수요에 맞춰 충분한 공급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등은 공급망 다원화를 위해 국내 외에 싱가포르 등 신규 공급사를 물색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업체들간 기술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도 한화세미텍과의 경쟁 구도를 의식한 듯 이날(17일)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반도체는 후발업체인 ASMPT, 한화세미텍과 기술력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전 세계 고객사를 보유한 한미반도체는 120여건에 달하는 HBM용 장비 특허와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올해 300대 이상의 TC본더를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 회장은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해 주가 안정화,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며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곽 회장은 내달 15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이달까지 총 42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되면서 주식 지분율은 33.97%에서 34%로 늘어나게 된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