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칭다오 안개로 출항못해 불만

매뉴얼조차 없고 피해대책 마련 無

불편 줄일수 있게 서비스 개선해야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전경. /경인일보DB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전경. /경인일보DB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천항과 중국을 잇는 한중카페리 항로가 속속 복원되고 있지만 승객들을 위한 서비스 질은 개선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인천항에서는 한중카페리가 결항해 단체 관광객들이 찜질방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17일 한중카페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6시30분께 인천항에서 중국 칭다오항으로 가려던 한중카페리가 안개 때문에 결항했다.

선박이 출항하지 않자 이 배를 타려던 600여명 중 일부 인원은 비행기 등 다른 교통수단을 선택했지만 단체 여행객 270여명은 다음 날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밤을 새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행객들은 어쩔 수 없이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노숙할 준비를 했으나,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관리하는 인천항시설관리센터가 오후 10시가 되자 관련 규정을 근거로 승객들에 퇴거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여행사가 부랴부랴 준비한 버스를 타고 오후 11시에 승객들은 빠져나왔고,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처럼 야간에 운영하지 않는 김포국제공항의 경우 기상 악화로 인한 항공기 결항이 발생하면 단계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승객들이 공항 내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공항 내 식당 등 편의시설도 연장운영 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한중카페리가 오가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이런 매뉴얼조차 없다. 해당 단체관광객을 모집한 여행사 또한 이날 아침부터 안개가 심해 선박 결항이 예상됐지만 미리 숙소를 예약하는 등의 대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한중카페리가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여행객들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지만 이에 걸맞은 승객 서비스가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대신 한중카페리를 선택하는 승객들을 더 확보하려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지은 한세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여행사에서는 승객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고지하고, 승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대안을 더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며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등 관계기관도 기상악화 등으로 인해 터미널 내에 체류객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매뉴얼을 만드는 등 대비책을 미리 준비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관리하는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한중카페리 선사와 여행사, 관계기관 등과 함께 비슷한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운영 서비스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