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산학협력단, 이동예측 모델링 연구 용역 결과

단기간 연구, 명확한 결론 아니나

미세플라스틱 어류 체내 축적 등

수중 생태계·조업 악영향 가능성

인천시 “유입 차단·저감방안 찾을 것”

한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먼 바다로 빠져나가지 않고 하구 내에서 장기간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단기간에 이뤄진 연구여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육지에서 유입된 쓰레기로 인한 피해가 일시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구 지역에 오래도록 머무르며 수중 생태계와 어민들의 조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첨단 GPS 표류 부이를 동원해 쓰레기 움직임을 추적했는데 한강하구에서 이 같은 방식의 조사가 진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강하구 쓰레기 이동예측 모델링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인하대 산학협력단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단은 조사지점 6곳에서 모두 24차례 GPS 부이를 투하해 실시간으로 부이 위치를 확인했다. 조사결과 한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외해로 빠져나가는 비율보다 한강 하구에 집적되거나 머무는 기간이 2~3개월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6월부터 8월까지 더리미 포구에서 투하한 GPS경로 사진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사진에서 노란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부이 이동 경로다. 노란색이 진할수록 해당 경로에서 부이가 자주 이동했다는 뜻이다. 가장 멀리 떠내려 간 곳이 인천 신항 인근이었다. 대부분은 외해로 빠져나가지 않고 하구 내에 머물렀다. 특히 강화도와 김포 사이 염하수로 구간은 부이가 집중적으로 이동했다. GPS는 LTE-M망을 사용했고 연안 100㎞ 내외에서 통신이 가능한 장비였다.

강화군 더리미 포구 부잔교 일대에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강화군 더리미 포구 부잔교 일대에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만약 한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먼 바다로 빠져나가지 않고 하구 내에 축적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예를 들면 장마철 등 한강하구에 집중적으로 쓰레기가 유입되는 시기의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하구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쓰레기가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곧 나쁜 영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세플라스틱이 어류의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승범 경기인천씨그랜트 센터장은 “연구결과로 실제 한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하구에 장기간 머무른다면 심각한 상황”이라며 “24개의 부이로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 이제 첫발을 뗀 조사인 만큼 지금과 같은 방식의 조사를 더 확대 발전시켜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강하구 쓰레기 이동에 관한 이 같은 방식의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쓰레기 이동 특성을 분석해 유입 차단 방안을 찾고 육상에서 기인하는 쓰레기 오염원의 저감 방안을 마련해 인천 앞바다 쓰레기의 효율적인 수거·처리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장기적인 한강하구 지역 생태계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