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린 18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전철 선로가 운행 중단으로 텅 비어 있다. 2025.3.18 /연합뉴스
폭설이 내린 18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전철 선로가 운행 중단으로 텅 비어 있다. 2025.3.18 /연합뉴스

지난해 한 달에 한 번꼴로 운행에 말썽을 빚었던 의정부경전철(2024년 10월18일자 6면 보도)이 올해에도 잦은 고장으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개통 12년이 넘은 의정부경전철은 부품 노후화로 당분간 운행 장애가 계속될 전망이다.

12살 의정부경전철 올해만 8번 멈춰… 대대적 교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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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7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독일 지멘스사의 무인자동운전형 VAL208 고무차륜 차량(AGT)을 2량씩 15개 편성으로 운행하는 도시철도다. 시내 16개 정류장을 오가며 일평균 약 4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른다. 문제는 의정부경전철의 노후화가 운행장애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20분 이상 운행이 멈춘 건수는 11건이며, 올해는 지금까지 8건의 운행장애가 발생했다. 개통 초기엔 통신신호 장애나 스크린도어 오작동 등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엔 차량 자체의 부품이 고장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형적인 노후화의 징후라는게 시와 관리운영사의 판단이다. 지난 16일 오전 8시15분께 20분간 경전철 운행이 멈춘 사고도 송산역 하선을 지나던 차량의 인버터가 고장났기 때문이었다. 인버터는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할 정도로 중요한 부품이다. 시와 우진메트로는 인버터 고장이 잦자 우진산전에 의뢰해 의정부경전철용 인버터의 국산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현재 철도기술연구원의 검증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버터를 제외한 다른 부품의 이상징후가 잇따르고 있어 차량교체 등 근본적인 원인 해결 없인 계속되는 운행장애를 줄이긴 어려운 실정이다. 의정부경전철에 쓰인 VAL208은 사계절 내내 따뜻한 유럽의 기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차량으로, 여름에 덥고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의정부 기후에 맞지 않아 당초 설계보다 노후 속도가 빠른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선 지하에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의정부경전철은 고가로 외부에 노출돼있어 바람과 온도의 영향을 받고 부식과 마모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또 의정부경전철 모든 차량엔 유럽과 달리 여름철 폭염에 대비한 에어컨이 설치돼 있는데, 이로인해 비교적 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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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경전철(주)에 따르면 19일 오전 7시58분께 어룡역에서 곤제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상선(발곡행 선로)에서 열차가 멈췄다. 이에 승객들은 열차 내부에 갇힌 채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고 오전 9시10분이 돼서야 운행이 재개됐다.

사고 원인은 인버터(전력변환장치) 고장으로 확인됐다. 의정부시는 인버터의 여러 부품 중 ‘GDU 보드’가 2023년부터 말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오전 2시간10분간 운행이 중단됐던 것은 전동차를 감지하는 적외선 카메라 렌즈에 폭설로 눈이 쌓였기 때문이지만 올해 6차례 운행 장애 중 4건은 이번과 같이 GDU 보드 고장이 원인이다.

2012년 7월 개통 당시부터 독일 지멘스사의 보드를 사용 중인데 노후화로 고장이 잦다. 문제는 이 부품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교체가 불가능해 고장이 나면 수리해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의정부시와 우진메트로는 국산 보드 개발을 추진, 지난해 하반기 철도기술연구원에 사용 승인을 신청했고 늦어도 올해 2분기에 결과가 나오면 전량 부품을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 순환 노선인 의정부경전철은 한 대의 열차가 멈추면 전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돼 지하철에 비해 이용객 불편이 크다. 회사원 A(42)씨는 “매일 아침 경전철을 이용, 의정부역에서 전철로 갈아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경전철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전철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난감하다”며 “이틀째 출근시간대 고장으로 이제는 버스를 이용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였던 부품을 국산화시켜 철도기술연구원에 승인 신청한 상태”라며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