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격동… 김동연, 공개 저격
강남 접근성 용인 수지구까지 여파
같은 지역 처인구 하락세와 대조
정부 재지정 카드에 ‘영향’ 주목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문제가 갈짓자 행보를 보이면서,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를 비롯한 부동산 정책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와중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정부는 19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강남3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전격 해제하겠다고 한지 한달여만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취지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결정했다. 이후 강남3구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은 서울뿐 아니라 ‘준강남’으로 분류되는 경기도 과천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3월 2주 주간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과천은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이후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커졌는데, 최근 1주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만 0.71%였다. 강남 접근성이 좋은 용인 수지구까지도 여파가 미쳤는데 3월 들어 수지구 아파트 매매가는 0.3% 이상 올랐다. 같은 지역 처인구 집값은 3월 들어 하락세를 보인 점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거래도 1월에 비해 늘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도 부동산 거래는 1만5천84건이었는데, 2월엔 1만9천477건으로 증가했다. 아직 2월 신고 기한이 2주 가량 남은 점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집값 상승세가 돋보였던 과천시는 1월 92건에서 2월 184건으로 무려 2배가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재지정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쓴 배경이 됐다. 지정 기간은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이다. 강남3구 등 뿐 아니라 경기도 인접 지역 등으로까지 영향이 빠르게 확산돼, 안정이 조속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 현안·경제·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규제, 금융 등 모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집값 상승 요인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 또 다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토지거래허가를 제한한다고 해서 그 수요가 경기도 핵심 지역으로 이전할지는 미지수”라며 “매수 심리가 여전히 위축돼있기 때문에,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화두로 부상할 조짐도 보인다. 김동연 도지사는 이날 MBC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해 “서울시는 규제 완화나 민생 경제 활성화를 얘기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강남3구 토지거래허가와 민생경제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도 “(해제가) 조금 성급했지 않았나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서울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강기정·김태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