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어려움 ‘새학기 증후군’ 해소

발음·인지 능력 부족한 경우 많아

 

6세 미만 사교육비 월평균 33만원

학부모 “발표 배우기 돈 안 아까워”

영유아 사교육 열풍 속에서 자기소개, 발표 방법 등을 배우는 ‘스피치 학원’에도 아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새 학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인 ‘새 학기 증후군’을 학원 수업을 통해 해소하려는 학부모가 늘어나면서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이모(42·인천 부평구)씨는 지난해 6월 딸의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스피치 학원을 찾았다. 아이가 낯선 사람을 지나치게 경계하거나 친한 친구 이름을 한 명도 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한 달에 4차례 진행되는 아이의 스피치 수업 학원비로 월 16만원을 지출한다.

이씨는 “부모가 가르칠 수 없는 말하기 방법이나 발표 역량을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다질 수 있다면 수강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를 보면 6세 미만 영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천원으로 집계됐다. 과목별 지출로는 영어가 41만4천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논술·독서교실·글쓰기·독서토론 분야 지출도 월평균 7만5천원이나 됐다.

학부모들이 스피치 학원 문을 두드리게 된 이유는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던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닿아 있다. 인천 연수구에서 키즈스피치 학원을 운영하는 송동욱(39)씨는 “유아기 말하기 역량은 상대의 입 모양을 보며 대화할 때 길러진다”며 “마스크 착용이 익숙했던 아이들은 발음이나 인지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새 학기 친구들에게 받을 수 있는 질문과 답변을 연습하거나 자신을 소개하는 방법을 주제로 스피치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연수구에서 스피치·논술 공부방을 운영하는 안모(43)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 6~7세를 위한 스피치 그룹 수업을 하고 있다”며 “초등 고학년보다는 입학 전 아동을 둔 부모들의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두드림학교’ 사업으로 아이들의 친밀감 형성을 돕는 학교별 공동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저학년 학급에는 협력교사를 둬 학생들의 학교 적응 수준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기 초 학생 살핌 주간을 지정해 교사가 아이들의 학교 적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출장·공문 업무 등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