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터전 잃어 막막한 주민들
화염 그을린 흔적 4층까지도 남아
가정집 10곳 피해·이재민 26명 발생
소방당국,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

“새벽에 옷 한 벌만 겨우 입고 나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20일 오전 인천 동구 송림동 새마을금고 옆 고물상에는 밤사이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불이 난 고물상 부지의 가설건축물 샌드위치 패널은 모두 녹아내렸고, 무너진 지붕이 철골 구조물에 걸쳐 위태롭게 있었다.
화재 현장과 붙어 있는 새마을금고 건물 벽에는 검게 그을린 흔적이 4층 높이까지 남아 거센 화염을 짐작할 수 있었다.

불이 난 고물상은 주택 등이 둘러싸고 있어 가정집 10곳이 피해를 입었고, 2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재민 중 5명은 취약계층이며 고령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아들과 함께 급히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는 김명옥(51)씨는 고물상에서 옮겨붙은 불로 집 1·2층이 전소됐다. 김씨는 “새벽에 천둥 치는 폭발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어 보니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며 “2층에 큰아들이 자고 있었는데 10분만 늦게 나왔어도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했다. 이어 “동구청에서 인근 모텔을 마련해줘 잠깐 머물고 있는데, 옷 한 벌 남은 게 없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3시59분께 신고된 불은 고물상과 인근 건물 등을 태우고 1시간16분 만인 오전 5시15분께 꺼졌다. 주민 등 33명이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다수가 집을 잃어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고물상 내부의 전기적 요인 등을 의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동구는 송림2동 행정복지센터에 통합·현장지휘본부를 설치해 피해 상황을 접수 중이다. 대한적십자사는 비상식량 등 긴급 구호물자를 조달해 피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화재 피해자에게는 폐기물 처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이재민 중 취약계층은 사회복지기금 등을 통한 피해 구제가 진행된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